회고록서 주장…"극우 유튜버 음모론적인 말 나와 믿기 힘들어"
대통령실 “김진표, 멋대로 왜곡…개탄스러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 인사회에서 김진표 당시 국회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파이낸셜뉴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2022년 이태원 참사가 일어났을 때 윤석열 대통령이 ‘특정 세력에 의해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장은 27일 공개된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왔는가'에서 자신이 2022년 12월 5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윤 대통령과 독대한 일화를 밝혔다.
김 전 의장은 책에서 "대통령에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는 게 옳다'고 했다"며 "장관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여야가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것을 막을 뿐 아니라 장관 본인 앞날을 위해서도 바람직했다"고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이 '그 말이 다 맞으나 이태원 참사에 관해 지금 강한 의심이 가는 게 있어 아무래도 결정을 못 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 김 전 의장 주장이다.
김 전 의장은 "그게 무엇인지 물었더니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며 "'그럴 경우 이 장관을 물러나게 하면 그것은 억울한 일'이라는 얘기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김 전 의장은 "나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며 "극우 유튜버의 방송에서 나오는 음모론적인 말이 대통령의 입에서 술술 나온다는 것을 믿기가 힘들었다"고 썼다.
이어 김 전 의장은 "윤 대통령 의구심이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상당히 위험한 반응이었다"며 "나는 '그런 방송은 보지 마십시오'라고 말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꾹 참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내용이 논란이 되자 대통령실은 “국회의장을 지내신 분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해 나누었던 이야기를 멋대로 왜곡해서 세상에 알리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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