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을 위해 선적 대기 중인 중국산 전기차.AFP연합자료사진
[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과 함께 값싼 중국산 전기차(EV)의 수입을 경계하고 있는 미국이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북미자유무역협정인 USMCA를 폐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국은 USMCA를 활용해 멕시코에서 조립된 중국 업체들의 전기차를 미국으로 무관세 또는 관세율 2.5%에 수출할 수 있다.
지난달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산 EV에 부과되는 관세를 102.5%로 인상했으나 멕시코에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인 중국 BYD는 이를 통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차량에 부과되는 관세 2.5%를 적용받을 수 있는 허점이 있다.
미국 조지메이슨대 머카터스센터의 선임 연구원인 크리스틴 맥대니얼은 2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미국이 멕시코에게는 최대 수출 시장인 유리한 위치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멕시코에서 조립된 중국 브랜드 EV의 판매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기업의 투자를 멕시코가 승인하지 않도록 압박하는 것도 제안했다.
AP는 2026년에 재검토될 예정인 USMCA에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중국 EV의 수입 금지 또는 제한을 추진할 수 있으며 멕시코와 캐나다와 개정 협상 결과 결렬될 경우는 협정이 만료되면서 폐기되게 하는 방법을 미국이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맥대니얼 연구원은 세계무역기구(WTO)도 상소기구가 2019년 12월 미국이 새 판사 임명을 막으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세계 무역은 결국 힘이 좌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美, 中 보조금 다음 피해 업종은 EV 경계
AP통신은 중국 EV업체들이 미국의 높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멕시코에서 생산해 수출할 경우 공장 폐쇄와 대량 실직 등 미국 산업 전반이 큰 타격을 입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산 EV의 평균 가격이 5만5000달러(약 7585만원)인데 반해 중국 업체 비야디(BYD)의 소형 전기차는 이보다 훨씬 저렴한 1만2000달러(약 1655만원)에 팔리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생산성이 우수한 것에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때문이라는 것이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2009년부터 2021년까지 중국 정부가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차량에 지급한 보조금이 9530억위안(약 181조원)으로 이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것은 경쟁이 아니다. 속이기다”라고 비판했다.
지난 25년이 넘게 중국 정부가 철강에서 태양광 장비에 이르는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피해를 겪어본 미국 산업계는 다음은 EV가 될 것이라며 경계를 하고 있다.
셰로드 브라운 오하이오주 연방 상원의원(민주)는 지난 4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중국산 EV의 완전 수입 금지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미국 제조업동맹은 중국산 저가 EV가 미국 자동차 산업을 멸종시킬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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