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이중 전 사무관. 유튜브채널 디글 캡
[파이낸셜뉴스] 대통령 명의의 임명장을 쓰고 대한민국 국새를 날인하는 희귀 공무원 '필경사'(筆耕士) 합격자가 나왔다. 지난 62년 간 단 4명이 거쳐 갔던 이 자리에 제 5대 필경사가 탄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1일 필경사(전문경력관 나군) 최종 합격자 1명을 공고했다.
이번 합격자는 56대 1의 경쟁률을 뚫었다. 오는 4일까지 등록을 마치고, 신원 조회와 신체검사에 문제가 없으면 제5대 필경사로 공식 임용된다.
지난 2018년 11월 제4대 필경사(김동훈 주무관)를 선발한 뒤 약 6년 만이다.
필경사는 1962년 처음 생긴 이래 62년 동안 단 4명 밖에 없었다. 대한민국 공무원 가운데 가장 희귀한 직군으로 꼽히는 필경사는 통상 1년에 약 4000-7000장의 임명장을 작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업무는 대통령 명의의 임명장을 작성한다. 임명장을 프린트하지 않고 손글씨로 쓰는 것은 인사권자의 정성을 담아 공무원 사기를 진작한다는 의미가 있다.
필경사는 대통령 직인과 국새 날인 등 업무도 맡는다. 또 임명장 작성 기록 대장 관리, 5급 이상 공무원의 인사 기록 등 정부 기록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일도 처리하게 된다.
자격 요건은 관련분야에서 2년 이상 근무한 공무원 또는 3년 이상 민간 경력이 있어야 한다. 미술이나 서예 관련 학위, 경력도 필요하다.
서류 전형과 필기시험을 통과하면 실기를 통해 한글 서체, 글자 배열, 완성도 등 임명장을 작성하는 역량 평가도 받아야 한다.
제3대 필경사 김이중 전 사무관은 지난해 개인 사정으로 퇴직했다. 이후 인사혁신처는 새로 채용 공고를 냈지만 적격자를 찾지 못해 선발을 보류한 바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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