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야당 의원들 용산 대통령실 방문
강의구 부속실장 등 출석요구서 대리수령 촉구
막아서 경찰과 30여분 고성·대치
대통령실은 요구서 도로 위에 놓고 떠나
더불어민주당의 김승원 법사위 간사와 전현희, 박은정, 이건태, 장경태 의원 등 국회 법사위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김건희 여사 등 대통령 탄핵발의청원 증인 출석 요구서 대리 수령 약속 번복을 항의하고 있다. 왼쪽은 김명연 대통령실 정무비서관.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12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청원 청문회 증인출석요구서를 제출하기 위해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했지만, 경찰이 이를 막아서면서 충돌을 빚었다.
대통령실 직원들은 규정에 맞지 않아 출석요구서를 접수할 수 없다며 수령을 거부했다.
법사위 소속 김승원·전현희·장경태·이건태·이성윤 민주당 의원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등은 이날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강의구 부속실장 등 7명에 대한 출석요구서 대리수령을 촉구했다.
이날은 국회증언감정법상 19일·26일 예정된 법사위 탄핵 청문회의 출석요구 송달 시한이다. 전날 법사위 행정실 관계자들이 출석요구서 송달에 실패하자, 의원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현장 기자회견에서 "수요일(10일)에는 국회 관계자들이 왔지만 문전박대하고, 목요일(11일)엔 대리수령을 하겠다더니 오후에 수령을 안받겠다며 오락가락했다. 마지막 송달일인 오늘 법사위 위원들이 직접 나섰다"며 "이 서류를 반드시 (청문회에) 출석해야 하는 관계자들에게 전달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이후 증인출석요구서를 내기 위해 대통령실로 향했으나,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진입을 통제한 경찰과 30여분간 대치를 벌였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과 장경태 의원 등은 "누가 지시했나" "출입금지 근거를 대라" "공무집행 방해하지 말라" 등 고성으로 반발했다.
이에 김명연 대통령실 정무1비서관이 현장에 나와 "합법적이지 않은 절차"라며 말리려 했지만,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실이 공식적으로 우리 전달을 거부한 것"이라며 더욱 강하게 항의했다.
우여곡절 끝에 대통령실로 들어가 출석요구서를 전달한 후 나온 이들은 다시 기자회견을 위해 자리를 잡고 섰다. 하지만 그 순간 대통령실 관계자가 출석요구서를 가지고 나와 도로위에 내려놓고 떠나면서 다시 고성이 시작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규정대로 해야 한다. 저희는 접수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실의 만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들은 "접수를 마친 서류를 다시 가져와서 땅바닥에 내팽개친 것은 명백한 범죄 행위"라며 "공문서를 파기하면 어떡하나.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따졌다.
아울러 이들은 "대통령실이 아주 작정하고 법 위반하기로 마음 먹은 모양"이라며 "국회증언감정법 12조에 따르면 요구서 수령 거부하면 징역 3년에 처하도록 돼있다. 대통령실 증인들은 범죄 행위를 중단하고 19일, 26일에 예정된 청문회에 꼭 참석하라"고 강조했다.
이후 김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늘(12일) 저와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용산에 청문회 출석요구서를 전달하려는 중 경호원들이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밀치고, 기자를 폭행하기도 했다"고 주장하며 "무도한 국민무시 언론탄압 정권을 반드시 심판하겠다"고 밝혔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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