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서부산의 뜨거운 감자로 오른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을 두고 부산시의회 상임위에서 충분한 검토와 시민 숙의를 거친 개발계획안을 반영하라는 내용의 의견제시안을 채택했다.
부산시가 국토교통부 '혁신지구 국가시범지구' 공모 신청에 제출한 구덕운동장 일대 재개발안. 부산시 제공
16일 열린 시의회 제323회 임시회 1차 건설교통위에서 위원회는 시의 ‘구덕운동장 일원 도시재생혁신지구·도시재생활성화계획안에 대한 의견청취안’에 대한 의견제시안을 채택했다.
주요 내용은 ‘구덕운동장 재개발 관련 수요자인 시민과 공급자인 부산시의 소통을 강화해 보완, 개선할 것’ ‘주민 의견과 주변에 미치는 도시개발·환경영향을 분석한 개발계획을 반영할 것’ 등이다. 특히 시민 의견에 대한 충분한 검토·숙의과정을 거친 개발계획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앞서 시가 제출한 해당 의견청취안 내용은 구덕운동장을 문화·체육·상업·주거 등의 기능을 통해 낙후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총사업비 7990억원의 개발이다. 이는 주택도시보증공사와 리츠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으로 지난달 국토부 공모에 신청해 내달 국토부 최종선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시의회는 지난달 열린 321회 정례회 상임위에서도 해당 건에 대해 ‘무리하게 추진된 절차상 미흡한 점에 대해 심도 있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심사 보류한 바 있다.
김재운 건설교통위원장은 “구덕운동장은 부산 최초의 공설운동장이자 항일학생운동의 발원지이기도 한 역사적 장소다. 현 시설 노후화와 축구전용구장 필요성은 공감한다”며 “다만 시민 의견을 존중하고 수렴 과정부터 거쳐야 할 도시재생사업이 소통 부족을 여실히 드러난 점과 거센 반대에 심히 우려된다. 향후 충분한 검토·숙의 과정을 거쳐 정책 수혜자인 시민이 공감하는 개발계획을 내 달라”고 지적했다.
한편 구덕운동장이 위치한 서구 지역 주민들이 모인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 반대 주민협의회’는 오는 21일 오후 동대신동 구덕신협 본점 3층 대강당에서 시민 토론회를 연다.
토론회를 앞두고 주민협의회 관계자는 “오늘 시의회 건교위에서 구덕운동장 도시재생혁신지구계획안의 심사가 통과하지 못한 만큼 시는 조속히 사업 신청을 철회하길 바란다”며 “서구 주민들은 앞서 시에 여러차례 토론회를 요청했으나 번번이 거절돼 주민들이 직접 행사를 열게 됐다. 투명한 공론화에 힘쓸 예정”이라고 전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