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꼭 해야하나요?" 알바로 먹고 사는 프리터족
청년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고용 안전성' 흔들려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4.5%입니다.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1인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데요.
[혼자인家]는 새로운 유형의 소비부터,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정책, 청년 주거, 고독사 등 1인 가구에 대해 다룹니다. <편집자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1. 20대 김모씨는 대학졸업 후 중소기업에 취직했지만 반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했다. 이후 집 인근 편의점에서 5개월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하고 있다.
▶"일은 아르바이트보다 힘들고, 월급은 최저임금으로 받았어요. 장기적으로 봐도 크게 오를 것 같지 않아서 퇴사했고, 당장 많은 돈을 벌지 못해도 현재 삶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2. 취업 준비생인 30대 이모씨는 연이은 취업 실패로 현재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주 32시간씩 근무, 평일에는 여유가 있는 편이라 개인적인 생활하면서 알바를 병행하고 있어요. 취업에 대한 희망이 사라졌습니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 제도 도입된 1988년 이후 37년만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2일 제 11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70원 올린 10030원으로 결정했다. 월급(월 209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209만6270원이다. 다만 인상률은 1.7%로, 2021년 1.5%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다.
최저임금 상승은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 증가, 이로 인한 경제 활성화, 생활 수준 개선 등의 효과를 낼 수 있다. 반면 기업, 자영업자들 측면에서는 인건비에 대한 부담을 느껴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단점이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 6월 21∼27일 전국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최저임금에 대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4.4%는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 또는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동결 답변이 43.4%, 인하 답변이 11%로 집계됐다.
자영업자 48%는 현재의 최저임금(시급 9860원)이 이미 경영에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응답 비중을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62.5%), 숙박·음식점업(61.3%), 도소매업(47.8%), 부동산업(45.5%) 등이다.
시간당 최저임금 추이 /최저임금위원회
취업 시장의 변화 예고... '프리터족' 늘어나나
프리터족은 '프리(Free)+아르바이트(Arbeiter)'의 합성어로, 1990년대 초반 일본에서 생겨난 신조어다. 특정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로만 생활하는 청년층을 이르는 말이다.
특히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Z세대에서 프리터족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0월, 알바천국이 Z세대 7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1.7%는 ‘갓생’(God+生)을 추구하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그중 '아르바이트'(62.3%·복수응답)가 1위로 가장 많았다.
또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15~29세 청년 취업자 400만5000명 중 104만3000명은 주 36시간 미만 파트타임 근로자로 집계됐다. 전체 청년 취업자의 26%로, 5명 중 1명 꼴이다. 이들 중 48만9000명(47%)는 학업을 마친 후에도 시간제 근로자로 일하고 있었다. 33만3000명은 '이대로 계속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처럼 고용 불안,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해 프리터족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여기에 개인적 삶의 질과 만족도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의 변화도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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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프리터족 증가 현상에 우려 목소리.. "사회적 구조 문제 악순환"
다만 전문가들은 프리터족 증가 현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명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솔지 교수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청년들을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심리적 요인인 내적 장애물과 환경문제인 외적 장애물로 나뉜다. 다시 말해 제도적 문제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두 개의 균형이 깨지며 악순환이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적인 구조가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내부적인 것도 언제 깨질지 모른다"며 "최저임금을 아무리 올려봐야 비정규직이다. 전반적인 고용 안전성을 올려주는 사회적 구조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여러 가지 접근이 필요하다. 청년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 청년 고용 촉진을 위한 세금 감면 혜택, 창업 지원 프로그램 등 이들이 보다 안정적인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또 교육 시스템의 변화도 필요하다. 이론 중심 보다는 실제 직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강화, 다양한 직업 교육을 통해 청년들이 실질적 직무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업의 역할도 중요하다. 정규직 채용을 늘리고,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청년들의 적극적인 자세가 밑받침돼야 한다.
프리터족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숙제다. 정부, 기업, 교육기관, 청년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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