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보유고에 달러 비중 낮추면서 가파르게 증가
중국 베이징의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총부.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 당국의 금 모의기가 진심이다.
25일 국제조사기관인 월드골드카운슬(WGC) 등에 따르면, 중국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23년도 금 순구입량이 224.9t으로 주요국 중앙은행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세계 금 총수요(4467.9t)의 약 5%를 차지했다.
올 들어서도 중국인민은행의 금 사모의기는 계속되고 있다. 1~4월의 순구입량은 28.9t으로 터키 중앙은행에 이어 2위다. 6월 말 현재 금 보유량은 2264.3t으로 2018년 말에 비해 22%나 많아졌다.
인민은행의 금 비축은 2015년부터 16년에 걸쳐 갑작스럽게 800t에 가까운 금을 모으면서 가파르게 늘었다. 외화보유고 가운데 달러 비중을 줄이면서 더 많은 금을 매입하고 있다. 미중 전략경쟁관계가 가속화되면서, 외화보유고에서 차지하는 달러의 비율을 낮추면서 금의 비중은 더 커지는 추세이다. 금에 대한 수요 증가는 일반적으로 지정학 리스크 증가나 경제 불안이 높아지면 커진다.
2022년 11월 이후, 미중 갈등이 더 격화되면서 금 매입은 다시 활발해져 2024년 4월까지 18개월 사이 보유량은 316t이나 늘었다. 금 보유를 늘려 자국 통화 가치 저하를 방어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
비축량 전체로 볼 때 아직 중국 중앙은행 인민은행의 금 보유량은 그리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금 매입이 가파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외화보유고 가운데 중국의 금 보유량은 러시아에 이어 7위이다. 1위는 미국이다. 중국의 금 보유량은 미국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중국의 외화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4.9%에 불과하다.
한편 중국의 금 매입은 국제정세를 판단하는 하나의 바로미터로서 평가된다. 인민은행이 금 보유량을 가파르게 늘리면 그만큼 지정학적 리스크를 많이 고려하고 있다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자국 통화의 가치 하락을 방어하는 자산으로서 금을 바라보고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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