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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품절대란' 中 TV 회사, '폭풍성장'..삼성·LG 안방까지 위협

'쿠팡 품절대란' 中 TV 회사, '폭풍성장'..삼성·LG 안방까지 위협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4에서 중국 TV 제조사인 TCL이 선보인 115인치 퀀텀닷(QD)-미니 LED의 모습. AP통신

미니 LED TV 글로벌 1분기 점유율(출하량 기준)
삼성전자 35%
TCL(中) 28%
하이센스(中) 21%
샤오미(中) 5%
소니(日) 3%
LG전자 3%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글로벌 TV 트래커 보고서)
[파이낸셜뉴스] TV 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대표적인 중국 TV·가전 제조업체 TCL의 올 상반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하면서 '글로벌 TV 출하량 1위' 삼성전자를 맹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법인을 설립한 TCL은 주력 제품인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를 필두로 삼성전자의 안방인 한국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면서 국내 TV 업계의 위협으로 떠올랐다.

미니 LED TV 등에 업고 '폭풍성장'

30일 가전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TCL은 올 상반기 글로벌 TV 세계 출하량이 1252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9.2% 늘었다고 26일 공시했다. TCL의 주력 제품 라인인 퀀텀닷(QD) TV와 미니 LED TV의 글로벌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4%, 122.4% 증가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미니 LED TV는 광원 역할을 하는 백라이트 주변에 100~200마이크로미터(1㎛=100만 분의 1m) 크기의 LED를 촘촘하게 넣은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TV다. 기존 단점인 명암비 등을 개선한 프리미엄 LCD TV로 LCD 패널을 안정적으로 공급 받는 중국 TV 제조사들이 강세를 보이는 제품이다. 미니 LED TV는 TCL이 지난 2019년 가장 먼저 선보인 후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됐다.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QLED, LG전자가 QNED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는 2027년 미니 LED TV 출하량이 국내 기업들이 우위를 보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IT 전문지 IT즈쟈는 TCL의 상반기 실적에 대해 "최대 프리미엄 시장인 북미·유럽과 신흥 시장 모두 두드러진 출하량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TCL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유럽 시장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0.1% 증가했다. 신흥시장에서는 중남미 및 중동·아프리카 시장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6%, 25.4% 증가했다. TV 제조업체의 격전지인 북미 시장에서는 '중고급 전략'을 취하며 미국 소매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TCL이 저가 전략을 탈피해 고급화 전략을 취한 것이 통했다는 반응이다. TCL은 자사 TV 제품을 '스마트 스크린'으로 명명하며 기술 투자를 늘리면서 지난 6년간 연구개발(R&D)에 600억위안(약 11조4186억원) 이상을 쏟아부으며 프리미엄 제품 제조 역량 확대에 나선 바 있다.

삼성·LG 안방에도 '도전장'

TCL은 지난해 11월 한국법인을 세우며 한국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앞서 쿠팡이 2022년 수입·판매하기 시작한 TCL TV는 출시 당시 미니 LED TV 시리즈인 'C845' 시리즈가 55인치부터 85인치까지 전 제품이 5분 내 품절되는 대란을 일으킨 바 있다. TCL 제품 가격은 유사한 사양의 TV 가격 대비 반값 수준이다.

이번 정식 법인 설립을 통해 TCL은 정식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양분한 한국 TV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지난 3월 온라인플랫폼 '오늘의 집'에 입주해 한국 고객들과의 접점 확대에 나섰으며, 지난 15일 롯데하이마트 잠실점에서 세계 최대 크기의 QD-Mini LED TV 115인치 제품인 'TCL X955 MAX' 판매를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OLED와 함께 프리미엄 TV의 한 축을 담당한 미니 LED의 시장 침투율이 높아지면서 LCD 패널사와 수직계열화가 되어있는 TCL을 비롯한 중국 TV 제조사들이 유리한 상황"이라면서 "중국 제조사들이 '가성비 제품'에서 '하이엔드 제품'으로 전환하면서 프리미엄 TV 시장의 경쟁자로 떠오를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