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출생아 전년보다 3백여명 줄어
한경협, 일과 가정 양립방안 등 제안
지난해 태어난 출생아 수가 23만명에 그쳤다.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는 평균 출생아 수는 0.72명을 기록하며 1970년 출생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전남·세종(0.97명)이 높고, 서울(0.55명)·부산(0.66명)이 낮았다. /사진=뉴시스
두달 연속 증가하며 희망의 싹이 보이는 듯했던 출생아 수가 또 줄어 역대 최저 기록을 세웠다. 28일 통계청은 지난 6월 출생아 수가 1만8242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8%(343명)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2·4분기의 합계출산율은 0.71명으로 작년 동기와 비슷했다.
6월 사망자 수는 2만6942명으로 전년보다 0.5%(139명) 증가했다. 출생아는 줄고 사망자가 늘면서 6월 인구는 8700명 줄었다. 인구 감소는 2019년 11월부터 5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인구는 앞으로 더 줄어들 것이다. 왜냐하면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듯이 감소할 때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새로운 기구를 만들고 여러 대책을 내놓으며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인구 감소 상황은 역전시키기가 여간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 저출생 현상의 배경에는 양육과 교육 등 복합적인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이를 단번에 풀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인구는 경제를 지탱하는 바탕과 같은 것이다. 저출생은 인구 감소를 불러 경제성장을 둔화시킨다. 이미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한국 경제의 앞날이 더 어둡게 보이는 것은 인구가 줄어 일할 사람, 즉 경제활동인구가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활동인구를 늘리고 노동력을 확보하는 방법이 없진 않다. 마침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이날 노동 공급 확대를 위한 방안 세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물론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자면 근로시간 유연화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가 가장 중요하다. 다음으로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려면 여성과 고령자, 쉬고 있는 청년층에 대한 직업 교육·훈련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민자 확대를 위해서는 전문인력에 대한 비자 발급요건 완화, 외국인의 영주권 취득 및 국적 취득요건 완화, 정주여건 개선 등이 요구된다고 한경협은 제안했다.
경제성장률은 2041∼2050년 0.7%, 2061∼2070년에는 -0.1%로 마이너스 성장에 진입한다는 우울한 전망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한경협은 세가지 방안을 충실히 실행한다면 연평균 성장률이 전망치보다 0.4∼0.8%p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한국 경제는 쪼그라들 게 뻔하니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야 한다. 노력하면 보상이 따르는 것은 자명하다.
한경협의 제언들이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이기도 하지만 실행에 옮겨 효과를 보기까지의 과정이 간단한 것은 아니다. 긴 안목으로 정부와 기업이 조금씩 실천하는 도리밖에 없다.
백약이 무효라는 자포자기의 태도는 버려야 저출생 문제를 풀어낼 수 있다. 당장 효과를 내는 것도 어렵지만, 눈앞의 성과에 연연하지 말고 적어도 50년 후를 내다보고 저출생 문제와 지루하고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한다. 실질적인 외국인 이민 수용도 국민 여론을 수렴해 속히 결론을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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