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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아세안 공략’ 속도… 日 텃밭 인니서 통했다

HMMI 지난달 수출물량 23.8%↑
日업체들 따돌리고 상승률 최고
전기차 수출 거점으로도 역할 강화

정의선 ‘아세안 공략’ 속도… 日 텃밭 인니서 통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차 제공
"인도네시아에서 우리(현대자동차)가 잘 해서 다른 동남아에도 진출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7월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공장 HLI그린파워 준공식에서 향후 동남아 진출 방향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완성차 공장이 있는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수출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2022년 현대차가 인도네시아에 완성차 공장을 준공할때만 하더라도 업계에선 일본차의 점유율이 절대적인 인도네시아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반신반의 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추세를 보면 정의선 회장의 선구안이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지난 8월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HMMI) 수출 증가율은 현지 자동차 업체 상위 5개사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23일 인도네시아자동차공업협회(GAIKINDO)에 따르면 지난달 HMMI 수출 물량은 6688대로 지난해 동기 5404대 대비 23.8% 급증했다. 같은 기간 도요타(-5.2%), 다이하쓰(-45.0%), 미쓰비시(22.3%), 스즈키(-45.4%) 등 인도네시아 현지 시장 점유율 상위 5개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현대차를 제외한 4개사는 모두 일본 자동차 업체다.

월별 기준으로 보면 올 들어 가장 좋은 실적을 거뒀다. 지난 1월 3504대를 기록한 HMMI의 수출량은 4월 3595대, 7월 6361대 등 꾸준히 증가해 8월에는 6600대를 넘겼다. 올해 1~8월 누적 기준으로 보면 전년 대비 이 기간 HMMI 수출 증가율은 17.8%인데, 이는 점유율 1위 도요타(30.5%)를 제외하면 상위 5개사 가운데 제일 높다. 도요타와 현대차를 제외한 3개사가 모두 수출 역성장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대목이다. 이에 힘입어, 이 기간 HMMI의 수출 점유율은 기존 10.5%에서 14%로 3.5%p 늘었다. 수출 국가는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인도네시아 주변국이다.

아세안자동차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아세안 자동차 시장 규모는 335만5136대이며 그 중 인도네시아 비중이 29.9%로 제일 높다. 여기에 아세안 역내 수출은 관세가 없기 때문에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진출 기업 입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거점이다. 현대차는 지난 2022년 3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동쪽 지역에 있는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에 HMMI를 준공했다.

HMMI는 전기차 수출에도 속도를 붙이며 거점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HMMI의 올해 1~8월 전기차 수출 물량은 722대로 중국 우링자동차의 646대를 제치고 점유율 52%를 달성했다. 수출 중심 국가는 인도와 싱가포르 등으로 차종은 대부분 아이오닉5다. 업계는 현대차가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에 합작 공장을 세운 만큼, 앞으로 시너지 효과가 더욱 날 것으로 보고 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