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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쌤’ 역할 커질 미래교실… 윤리적 활용 위한 논의도 한창[르포]

‘2024 에듀테크 코리아 박람회’서 엿보는 교실혁명
맞춤숙제 내고 동영상 수업 척척
내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앞둬
박람회도 업계·학부모 등 북적
"적용은 결국 교사 몫" 한목소리
현역교사 "수업디자인 역량 필요"

‘AI쌤’ 역할 커질 미래교실… 윤리적 활용 위한 논의도 한창[르포]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코리아 에듀테크 박람회'에서 에듀테크를 체험해볼 수 있는 '소프트랩' 홍보관에 줄이 늘어서 있다. 사진=이창훈 기자

"교육에 인공지능(AI)이 개입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다" "AI가 교육현장에 적용될수록 인간 교사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 인공지능(AI)이 수많은 직업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도 교실의 주역은 여전히 교사다. 오히려 AI를 활용해 학생들의 수준과 이해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각 학생에 맞춤 수업을 진행하는 등 교사의 역할이 더 커질 가능성도 높다.

내년부터 도입될 'AI 디지털 교과서'를 비롯해 디지털 기술이 본격적으로 교육 영역에 진출하며 정부도 '교사가 이끄는 교실혁명'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했다.

지난 23일 방문한 '2024 에듀테크 코리아 박람회'에는 내년부터 공교육 현장에 도입되는 에듀테크 기술을 미리 보기 위한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교육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이번 박람회는 '인공지능(AI)이 이끄는 에듀테크의 미래'를 주제로 열려, 국내 주요 교육 기업들이 참여했다.

실시간으로 사용자와 문답이 가능한 '생성형 AI' 활용이 일상에 퍼지며 '교육 AI'에 대한 관심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22년 3만1256명이었던 에듀테크 코리아 박람회 관람객은 지난해 3만5706명으로 14% 늘었다. 올해도 13개국의 220여개 기업이 부스를 차리고 기술 시연과 AI 시대 교육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이날 교육부 정책홍보관(이노베이션관)에서는 '교사가 이끄는 교실혁명'의 주요 정책과 더불어 디지털 교과서의 시제품 체험과 시연이 진행됐다.

학생이 자신의 모니터에서 문제를 풀면 AI가 이해도와 학업 수준을 분석해 교사의 화면으로 전송했다. 여러 학생의 공부 현황에 대한 AI 분석을 교사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채점 외에도 문제를 푸는 속도나 방식, 진도율 등이 '교사용 화면'에 표시됐다. 이후 각 학생의 성취도에 따라 '맞춤 숙제'를 내는 것도 가능했다. 학생 1명마다 보조교사 1명씩 붙여두는 효과와 유사해 보였다.

교육기업 웅진씽크빅은 자사 학습지에 '디지털 교과서'와 마찬가지로 문제 풀이별 진단과 이에 따른 맞춤형 학습 콘텐츠 제공 기술을 도입했다.

체감 난이도, 예측 정답률, 풀이 시간에 따라 학생별로 성취도를 높일 수 있는 커리큘럼을 AI 분석을 통해 내놓는다. 교과 연계뿐 아니라 유아기부터의 수학교습, 증강현실을 통한 외국어·독서교육 등 다양한 교육시장에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AI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해 현재 검정심사를 진행 중인 아이스크림미디어는 QR코드 등을 통해 지면에 담을 수 없는 콘텐츠까지 교과서에 담아내고 있었다. 퀴즈·동영상 등 수업 자료를 제공하는 자사 플랫폼 '아이스크림S'와 연계해 폭넓은 AI 교과서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박람회 참여자들은 AI가 교육에 깊숙하게 발을 들여놓음에 따라 올바른 사용을 위한 교사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AI가 내놓는 결과를 실제 학생에 적용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교사의 역량에 속한다는 것이다.

원만호 웅진씽크빅 본부장은 대담회를 통해 "생성형 AI를 교육에 바로 적용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되지 않아 위험한 부분이 있다"며 "웅진씽크빅은 자체 구축한 DB 모델로 답을 제한하는 등 윤리적 부분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보라 서울 명신초 교사는 "유네스코는 교육에서 AI가 활용될 때 교사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며 "교사가 비판적으로 생각할 수 있고, 윤리적 모델을 구성하고, 수업을 디자인하는 AI 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