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신제품 '툼바 큰사발면'
SNS 입소문난 모디슈머 레시피
물 대신 따뜻한 우유 넣어도 풍미
루꼴라·닭가슴살 얹으면 요리완성
농심 장진아 책임이 신라면 툼바 큰사발면의 조리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농심 제공
"기존 농심의 라면은 매운맛 위주였기 때문에 부드러운 맛을 수프로 구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1년의 개발 기간 동안 하루에도 몇 번씩 테스트를 거치고 레시피를 변경해 마침내 완성한 맛이다."
지난 23일 서울 동작구 농심 R&D센터 조리과학실. 신라면 툼바 큰사발면 출시에 참여한 하주연 선임은 "기존 매운맛 수프에 생크림과 팜유 등을 배합해 꾸덕한 매콤한 맛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농심은 이날부터 전국 편의점, 대형마트, 이커머스 업체를 통해 신라면 툼바 큰사발면의 판매에 들어갔다. 이 제품은 2016년부터 SNS 등을 통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레시피가 퍼지며 유명해진 '모디슈머(소비자와 수정하다의 합성어)'의 대표 사례다. 과거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아이돌 그룹 멤버 마크가 만든 '마크 정식(편의점 떡볶이, 스파게티, 치즈, 소시지 등을 조합한 메뉴)' 등도 대표적인 모디슈머 제품이다.
농심 관계자는 "소비자들 중에도 모디슈머 메뉴를 따라하고 즐기는 층이 있는 반면, 관심은 있지만 실제로 따라하거나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층이 있다"며 "귀찮아하는 소비자를 위해 출시한 제품으로 향후 상황을 보고 봉지라면 출시 여부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농심 조리과학실에서는 신라면 툼바를 직접 만들고 시식을 진행했다. 권장 조리방법은 물 220㎖를 표시선까지 붙고 매운 수프를 넣은 뒤 전자렌지 1000W에 2분을 돌린 후 크림 수프를 넣어 먹으면 된다. 기호에 따라 물 대신 따뜻하게 뎁힌 우유를 사용할 경우 훨씬 더 꾸덕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편의점에서 즐길 경우 삶은 달걀, 스트링 치즈, 핫바, 닭가슴살 등을 추가해 먹으면 라면에 부족한 단백질도 보충할 수 있다.
200㎖ 우유 절반을 넣고 물을 표시선까지 부은 뒤 조리법대로 조리를 마쳤다. 완성된 신라면 툼바 위에 루꼴라 잎과 방울토마토로 장식하니 그럴듯한 요리처럼 보였다. 툼바 파스타의 맛은 부드럽고 진한 치즈맛이 먼저 느껴지고 이후에 신라면 특유의 매콤함이 길게 남았다. 삼양식품의 '까르보불닭볶음면'이 강력하게 매운 불닭 수프의 맛을 치즈맛으로 누른다면 신라면 툼바는 꾸덕한 치즈맛을 중심에 두고 신라면의 매운맛이 여운을 두고 느껴졌다.
앞서 농심이 출시한 '먹태깡 청양마요 큰사발면'은 담백하지만 약간 단맛이 과해서 반복 구매 욕구가 크지 않았다.
반면, 신라면 툼바는 맛의 균형이 잘 잡혀있어 좀 더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았다.
빅데이터 분석 기업 RSN에 따르면 '신라면 툼바' 콘텐츠는 온라인 상에서 최근 3년간 연평균 13%의 증가세를 보이며 꾸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농심은 해외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크림파스타를 신라면의 매운맛으로 재해석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선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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