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투자성공 스토리 집중조명
"중요한 건 배우려는 열망과 의지"
/사진=홈페이지 캡처
[파이낸셜뉴스] 아들을 암으로 먼저 떠나보낸 뒤 바이오테크 업계에 투자를 시작한 로버트 더건의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주목 받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 집계에 따르 1944년생인 그는 올해 80세로 자산은 이달 기준 160억달러(한화 약 21조원)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졸 서퍼가 바이오테크 기업의 억만장자가 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그의 이야기를 집중조명했다.
서핑을 즐기는 평범한 제빵사였던 로버트 더건은, 대학 졸업장은 없었지만 바다와 서핑보드, 오븐만 있으면 행복했다. 그러다 2004년 아들이 암으로 26세의 나이로 사망하면서, 삶의 목표가 달라졌다. 아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인류가 질병에 무릎을 꿇지 않는 방법은 뭘까. 탐구에 탐구를 거듭하던 그는 자연스레 바이오테크 업계에 관심을 두게 되고, 관심은 투자로 이어졌다.
그는 아들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던 제약회사, 파마사이클릭스에 주목해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생업인 제빵으로 모아둔 종잣돈을 털어서다. 이 기업은 암 신약 개발엔 실패했지만, 백혈병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다. WSJ가 "백혈병 치료제의 블록버스터"라고 부른 이 약의 성공으로 더건은 백만장자 반열에 오른다.
더건은 이어 또다른 바이오테크 투자에 나서고, 2022년 서밋 테라퓨틱스라는 기업에 주목하고 아예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 기업은 폐암 등 폐 관련 질환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1년 전 대비 1000%의 주가 상승을 기록한다. WSJ는 "이미 억만장자였던 더건 CEO는 두 번째 성공을 거둠으로써 놀라움을 안겼다"고 전했다.
그는 WSJ에 "사람들은 내가 제빵사로 일하고 서핑을 했다고 하면 웃어넘긴다"며 "하지만 나는 당시에도 최고의 초콜릿 쿠키를 구워보려고 노력했고, 그런 마음가짐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WSJ에 쿠키의 폭신한 식감을 위해 했던 다양한 실험 이야기를 들려줬다고 한다.
그가 CEO로 있는 기업의 신약은 아직 안전성 테스트 등에서 갈 길이 멀다. 그러나 WSJ가 주목한 건 특정 신약이 아니라, 그 뒤에 있는 평범했던 인물의 의지다. WSJ는 "바이오테크 기업에선 화려한 학력과 어려운 용어가 대세라는 인식을 더건 CEO는 정면으로 돌파해 뒤집었다"며 "숫자로 증명해낸 그의 성공은 결국 중요한 건 배우려는 열망과 의지임을 알려준다"고 짚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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