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 '2등 신세'에서 탈출하기 위해 6세대 HBM4에 승부수를 걸었다. 삼성전자는 5세대 HBM인 HBM3E 12단 제품 양산에 있어 SK하이닉스에 밀린 상태로, 이를 반전시킬 방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은 HBM4부터 HBM이 '고객맞춤형' 성격이 강해지는 것을 겨냥, '커스텀 HBM' 조직을 꾸리고 반전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HBM3E 승인작업과 별개로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를 6세대 HBM4 선점을 위해 메모리사업부 'HBM 개발팀' 산하에 '커스텀 HBM' 그룹을 두고 고객맞춤형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커스텀 HBM' 그룹은 '커스텀 베이스 다이'부터 시작해서 고객사 맞춤형 HBM 제작에 대한 연구개발·양산을 이어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HBM4부터 공정 난도가 대폭 올라간다는 점을 겨냥, 발 빠른 준비에 나섰다. HBM3E는 1024개 입출력 단자(I/O)로 데이터를 전송한다. 6세대 HBM4에서는 단자 수가 이보다 2배 많은 2048개로 확대된다. 비슷한 크기 칩에 단자 수가 2배 늘어나므로 전력소모를 줄일 필요성이 커 더 미세공정이 요구된다.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서 강점도 십분 발휘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삼성이 HBM4에 승부수를 던진 이유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한 회사에서 설계부터 패키징까지 진행되길 원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 등 모든 역량을 갖고 있는 회사는 삼성전자가 현재 유일하다"고 말했다.
HBM3E까지는 메모리반도체 기업이 로직 다이를 제조했지만, HBM4부터는 각각의 고객사가 요구하는 기능을 '맞춤형'으로 넣어야 하기 때문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HBM의 로직 다이는 D램을 쌓아 만드는 HBM의 가장 밑단에 배치되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HBM4 패키징을 위해 'TSMC 영입인재'인 린준청 부사장을 필두로 HBM4 12단·16단 제품 생산에 필요한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비롯한 각종 선단 패키지기술도 연구개발(R&D) 중이다. HBM 시대로 접어들면서 패키징 역량도 강조되고 있다. 린 부사장은 AVP사업팀에서 반도체연구소 차세대 패키징랩으로 소속이 변경되며 HBM4 겨냥 패키징 기술개발을 전담하고 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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