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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 공모펀드 사상 첫 100조 돌파...'밖으로' 머니무브

[파이낸셜뉴스] 해외투자 공모펀드 순자산이 사상 첫 10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주식 시장 수익률이 지지부진하자 개인 투자자들이 서학, 일학개미 등으로 변신해 해외 주식과 펀드로 눈을 돌린 결과다.

9일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해외투자 공모펀드 순자산액은 지난 9월 30일 기준 102조613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68조10억원 대비 50.8%(34조6121억원) 급증한 규모다.

해외투자 공모펀드 덩치를 주도적으로 키운 것은 해외주식형 펀드로 순자산액은 같은기간 30조6505억원에서 50조6458억원으로 20조원 가까이 늘었다. 해외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고공행진 중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주식형 펀드의 최근 1년(기준일 9월 30일) 평균 수익률은 23.54%에 달한다.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7.41%)과 확연한 차이다. 특히 북미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35.18%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최근 한달간으로 보면 미국 주식 인기 바통을 중국 주식이 이어받는 모양새다. 지난달이후 중국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17%까지 올랐다. 중국 정부가 정책금리 인하 등 유동성 공급에 나서 증시 부양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규모 재정 지출 계획까지 추가로 발표하며 글로벌 투자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국 증시의 상승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아시아 주식형 펀드로 대규모 자금 유입이 진행되고 있다. 국가별로는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을 꼽을 수 있다"며 "한국으로의 자금 유입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과감한 빅컷(기준금리 50p 인하)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미국채에 대한 투자도 늘었다. 해외채권형 공모펀드 순자산액은 지난해 9월 말 1조7417억원에서 올해 9월말 4조3971억원으로 2조6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해외 채권 투자의 절반 이상이 북미채권형에 대한 투자였다. 북미채권형 펀드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은 9.27%로 국내 채권형 펀드(6.85%) 수익률보다 높다.

해외부동산형 공모펀드에서는 자금이 이탈했다. 해외 부동산형 공모펀드는 최근 1년새 2조2448억원에서 1조7407억원으로 5000억원 가까이 빠져 나갔다. 해외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해당 펀드에 대한 투자심리가 식은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들은 부동산 호황기에 투자했던 미국, 유럽 지역의 상업용 건물에서 공실이 발생해 손실 가능성도 커졌다. 미국·유럽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는 2022년 초 고점 대비 25%가량 떨어졌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중 2조4000억 원 규모가 잠재적인 부실 우려에 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해외투자 공모펀드 순자산총액(102조) 중 최대 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해외투자 공모펀드 36조1756억원을 운용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4%에 달한다. 삼성자산운용(16조2431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14조6067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