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의 한 호텔에서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대통령 주최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해 타르만 대통령의 만찬사 뒤 답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싱가포르=김윤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8일 싱가포르 국빈방문 일정을 소화하며 양국 간의 공통점이 많은 점을 부각했다. 부존자원이 부족함에도 인력양성과 무역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랐고, 미국과 중국이라는 초강대국 사이를 오가는 외교를 해왔다는 점에서다.
尹, 양국 공통점 부각하며 협력 의지..특히 싱가포르 이민정책 주목
윤 대통령은 이날 더 풀러튼 호텔에서 열린 타르만 산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대통령 부부 주최 국빈만찬에서 건배사에 나서 “독립 직후 양국은 부존자원과 자본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높은 교육열과 혁신적인 정책을 통해 경제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며 “이런 공통점을 토대로 우호관계를 꾸준히 발전시켜왔다. (양국 수교 후) 지난 50년이 성장과 개척의 역사였다면 앞으로의 50년은 핵심가치를 수호하고 복합위기를 함께 극복하는 연대와 협력의 여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어제(7일) 도착해 둘러본 싱가포르는 아름다운 자연과 현대적 건축물이 공존하는 이상적 조화 그 자체였다. 나아가 다양한 구성원과 여러 종교의 조화를 바탕으로 위대한 성공의 역사를 써왔다”고 호평했다.
싱가포르는 물동량 세계 2위인 아시아의 대표적인 물류 허브이다. 그만큼 여러 국가의 이민자들과 다양한 종교를 믿는 이들이 한 데 모여 살고 있다. 그럼에도 싱가포르는 큰 사회혼란 없이 오히려 세계에서 손에 꼽을 만큼 정돈된 나라로 유명하다. 윤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대해 ‘조화’를 부각한 이유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싱가포르 현지 매체 서면인터뷰에서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싱가포르의 이민정책을 벤치마킹 하겠다는 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저출산 문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좌우하는 핵심 어젠다로 싱가포르와 긴밀히 협력할 필요가 있다. 육아휴직 확대, 개방적인 이민 정책 등 다양한 정책을 공유하고 공조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초기부터 첨단산업 고숙련자 중심 이민 확대 정책을 추구해왔다. 법무부 등 관계부처와 유혜미 대통령실 저출생대응수석이 검토하고 있다. 정책 성안 작업이 본격화되는 건 신설 예정인 인구전략기획부 출범 이후일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8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의 한 호텔에서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대통령 주최로 열린 국빈 만찬에 타르만 대통령 부부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중 사이 오가는 같은 처지..尹-리센룽, 의견 나누며 협력 필요성 재확인
우리나라와 싱가포르는 모두 미중 사이를 오가는 전략적 외교를 하고 있다는 점도 유사하다.
이에 앞서 20여년 동안 싱가포르 총리를 맡았던 리센룽 선임장관이 이날 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과 각각의 관계를 모두 관리해야 하는 처지가 같은 만큼 서로의 의견을 교환한 것이다.
애초 싱가포르가 윤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한 이유도 양국 간의 유사한 점이 많은 만큼 협력할 사안들도 많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미중 패권경쟁으로 글로벌 복합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인 만큼 더욱 양국협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윤 대통령은 국빈만찬 이후 SNS를 통해 “만찬에서 싱가포르의 국민음식 ‘하이난 치킨 라이스’를 맛봤다. 한국인들도 양념된 치킨과 밥을 함께 먹는 걸 즐긴다”며 “한국과 싱가포르는 비슷한 점이 많다. 독립 직후 가난함을 교육과 혁신으로 극복했고, 가족을 중시하면서 자유와 법치에 뿌리를 둔 현대국가를 일궜다”고 짚었다.
이어 “내년에 양국 수교 50주년을 맞는 만큼 우리의 우정이 계속 번창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한 호텔에서 리센룽 전 싱가포르 총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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