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불기소 처분한 '명품백 사건'에 대해 항고장이 제출되면서 명품백 사건은 다시금 기소 여부에 대한 법적인 판단을 받게 됐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등 여러 과정을 거쳐 내려진 처분인 만큼, 그 결론이 뒤집힐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명품백 사건을 고발한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 측은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에 항고장을 제출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불기소 결정을 취소하고 재판에 넘겨달라는 것이 항고장 내용이다.
항고는 고소인·고발인이 지방검찰청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상급 기관인 고등검찰청의 판단을 구하는 절차다. 이번 사건의 경우 서울고검이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한 불기소 처분의 적정성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명품백 사건의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김 여사가 명품백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접견을 위한 선물이었을 뿐 윤 대통령의 직무와는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배우자는 금품을 받아서는 안되지만, 금지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으며, 최재영 목사가 건넨 금품이 대통령 직무와 관련이 없기 때문에 신고 의무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수사팀 설명이다.
법조계는 명품백 사건과 관련해 2차례 수심위가 진행됐다는 점, 대검찰청의 판단까지 받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서울고검이 수사팀과는 다른 결론을 내놓을 가능성이 없다고 내다봤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수사팀이 결론을 내기 이전 수심위 등 다양한 검토를 거친 사안으로 고검에서 다른 결론을 내놓는 건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김 여사와 최 목사 사이 메시지 등 검찰이 내놓은 증거들을 기반으로도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잘못됐다는 판단을 내릴 가능성은 적어보인다"고 설명했다.
통계상으로도 고등검찰청이 불기소처분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판단이 나온 사례는 극히 드물다.
검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검찰에 접수 상태로 있던 항고 건수는 2만375건이지만, 재기수사 명령 등 항고를 받아들인 건수는 1526건에 불과하다. 서울의소리 측은 항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불기소 처분이 타당한지를 법원에 묻는 재정신청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마저도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6개 전국 고등법원에 접수된 재정신청사건 총 2만1139건 중 공소제기 결정이 난 것은 121건에 불과하며, 1만8378건 기각, 178건이 신청취소 됐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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