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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號 HD현대, 실적 날고 女心도 잡았다

취임 3년차 재계순위 한단계 껑충
소통경영·밸류체인 확장 사업질주
중후장대 이미지 벗고 女인재 몰려

정기선號 HD현대, 실적 날고 女心도 잡았다
정기선 부회장의 대표이사 취임 3년차를 맞은 HD현대그룹이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재계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리며 순항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소통 경영'을 앞세워 젊은 조직으로 기업문화를 재편하고, 밸류체인 확장과 신사업 진출에 시너지를 내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오는 12일 대표이사 취임 3주년을 맞는다. 별도의 기념행사나 메시지 없이 하반기 업무 점검과 내년도 사업 구상에 매진한다고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21년 10월 12일 HD현대그룹(당시 현대중공업그룹) 대표이사(사장)로 내정됐다. 이듬해 3월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지난해 11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 부회장의 대표이사 취임 이후 HD현대그룹은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연도별 자산규모에 따르면 △2021년 75조3020억원 △2022년 80조6680억원 △2023년 84조792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재계 순위는 지난해보다 한 계단 상승한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매출액 역시 2년 연속 60조원을 돌파했다. HD현대의 지난해 매출액은 61조3313억원으로 전년(60조8497억원)대비 0.7% 증가했다.

특히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조선업이 순풍을 타고 있다. 정 부회장 취임 이후 흑자전환에 성공한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282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 실적을 뛰어넘는 5366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정 부회장은 HD현대의 주력사업인 조선업 외에도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밸류체인 확장에 주목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을 상장해 △선박 사후관리(AM) △친환경 선박 개조 △디지털 제어 및 플랫폼 솔루션 △벙커링(선박 연료유 공급) 사업을 제공했다.

지난 7월에는 STX중공업을 인수해 HD현대마린엔진을 출범시키며 선박 엔진 분야 영업망을 확장했다. 그는 지난달 창원공장을 찾아 "HD현대마린엔진에 갖는 기대가 정말 크다"며 "그룹의 큰 축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 뛰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정 부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젊은 조직문화' 정착을 위한 소통에 중점을 두고 있다. 워킹맘 직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눈 뒤 지난해 말 '6개월 자녀 돌봄 휴직' 제도를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남초 이미지가 강했던 중후장대 조직 문화를 탈피해 여성 인재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2021년 9.6%에 그쳤던 여성 채용 비율은 지난해 기준 16.8%까지 늘어났다. 오는 2030년에는 3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통령실 행사 참여 등에 정 부회장이 참석하며 존재감을 점점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무거운 역할에도 불구하고 젊은 조직문화 조성과 과감한 신사업 개척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