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전체 수신 잔액 가운데 17%에 달하는 예치금이 빠져나갈 경우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2024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지난 2021년 케이뱅크 예금 수신 중 업비트 고객예치금 비중 53%에서 올해 상반기까지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다.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이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케이뱅크 상장 심사를 진행하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이같이 문제 삼았다.
케이뱅크의 높은 업비트 의존도는 지난해 국정감사는 물론 시장에서도 꾸준히 제기됐다. 가격 급등락이 심한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업비트(두나무) 고객의 예치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인즉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 유동성 악화가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뱅크런 사태 유사한 형태로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강일 의원은 "곧 상장을 하는 케이뱅크 전체 예수금 규모가 약 22조원이고 이 중 4조원 가량이 업비트 고객의 예치금"이라며 "거의 20% 가까이를 차지하는데 업비트가 케이뱅트와 거래를 단절할 경우 케이뱅크 뱅크런 사태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7월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라 기존 0.1%에 불과했던 예치금 이용료율을 2.1%로 끌어올렸다. 이 의원은 "지난 7월 19일 오후 10시 케이뱅크는 업비트에 고객 예치금에 대한 이자를 1.3%로 책정해 지급하기로 발표했다"면서 "같은 날 발표한 지 불과 2시간에 다시 2.1%로 상향 발표했는데 지난 1·4분기 영업이익이 515억원인 케이뱅크가 이용료만 193억원을 업비트에 주겠다고 발표한 것은 말도 안된다"고 날을 세웠다.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업비트가 가상자산거래소 업계에서 코인수, 예수금, 매출액, 수수료수입 등 전 모든 분야에서 점유율 70%를 넘는 사실상 독과점기업으로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업비트가 결정한 이자율을 케이뱅크에 강제했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의원은 "1%도 안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케이뱅크가 고객 예치금 이용료로 2.1%를 주겠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고 시장을 왜곡한 것이며, 금산분리 원칙에도 위배되는 것"이라며 "산업자본이 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기 위한 금산분리 원칙을 사실상 위배한 케이뱅크가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고 며칠 뒤 상장되는데 증선위 결정에 문제가 없냐"고 따졌다.
이에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증선위가 충분히 심사를 하지 않았을까 한다"고 답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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