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미디어텍 차세대 AP 공개
전력효율 등 대규모 업그레이드
퀄컴과 성능 비슷 가격은 20%↓
가성비 앞세워 AP 시장 공략
대만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 미디어텍이 '스마트폰의 두뇌'인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디멘시티 9400'을 출시하면서 고성능 AP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디멘시티 9400은 퀄컴의 주력 칩셋인 '스냅드래곤 8' 시리즈에 준하는 강력한 성능을 탑재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게 특징이다. '엑시노스 2500' 수율(양품 비율)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25' 시리즈에 디멘시티 9400을 탑재할 가능성도 거론되는 등 미디어텍이 프리미엄 AP 시장에서 퀄컴에 도전장을 내민 모양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TSMC 최선단공정인 3나노미터(1nm=10억분의1m) 2세대공정으로 제작된 디멘시티 9400은 전작(디멘시티9300) 대비 전력효율은 40% 개선됐고, 싱글코어 성능은 35%, 멀티코어는 28% 향상됐다.
미디어텍은 디멘시티 9400을 내세워 고성능 AP 시장 영토 확장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미디어텍은 올해 2·4분기(카운터포인트리서치 기준) 전세계 스마트폰 AP 시장 점유율에서 퀄컴(31%)보다 앞선 1위(32%)를 유지했지만, 중국 보급형·중저가 스마트폰용 모바일 AP 보급 영향이 컸다. 프리미엄 AP 시장에서는 퀄컴의 영향력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디멘시티 9400 성능은 경쟁작인 퀄컴 차세대 칩셋 스냅드래곤 8 4세대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긱벤치6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스냅드래곤 8 4세대는 싱글코어 2845점, 멀티코어 1만628점을, 디멘시티 9400은 싱글코어 2776점, 멀티코어 1만1739점을 기록했다. 해외 정보기술(IT)매체 GSM아레나가 인공지능(AI)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망처리장치(NPU) 벤치마크 점수를 분석한 결과 디멘시티 9400은 6773점으로, 스냅드래곤 8 3세대(3633점)를 크게 앞섰다.
미디어텍 칩셋의 최대 강점은 '가성비'다. 실제 디멘시티 시리즈는 퀄컴의 동급 제품보다 20~30% 가량 싸다. 중국 유명 IT 정보유출자(팁스터) '디지털 챗 스테이션'에 따르면 디멘시티 9400의 가격은 155달러 수준으로, 스냅드래곤 8 4세대(190달러)보다 20% 가량 저렴하다.
미디어텍이 프리미엄 제품에 탑재되는 모바일 AP 성능을 크게 끌어올리면서 내년 초 출시될 갤럭시S25에 탑재될 지도 주목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플래그십(최고급) 태블릿 '갤럭시S탭 10' 시리즈에 디멘시티 9300 플러스를 첫 적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갤럭시S25 시리즈에 퀄컴 칩셋만 전량 탑재하기에는 높은 모바일 AP 매입 비용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며 "디멘시티9400의 실제 성능을 확인한 후 소량 탑재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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