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명 변경 61건… 작년의 2배
명칭 간결화·투자자 선호 단어로
"개인들 종목보다 테마·전략 따져"
국내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줄줄이 간판교체에 나서고 있다. 보수 인하 경쟁에서 이제는 명칭을 간결화하고 인공지능(AI), 테크 등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테마로 변경하는 마케팅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ETF 명칭 변경은 총 6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괄적으로 브랜드명을 변경한 KB자산운용(KBSTAR→ RISE), 한화자산운용(ARIRANG→ PLUS), 우리자산운용(WOORI→ WON), 하나자산운용(KTOP→ 1Q) 사례를 제외한 수치다. 지난 2020년엔 ETF 명칭 변경이 5건에 불과했으나 2021년(20건), 2022년(17건·한국투자신탁운용 KINDEX→ ACE 사례 제외), 2023년(35건) 등 갈수록 증가 추세다. 올해는 이미 역대 최대치지만, 아직 2개월반 정도 남은 만큼 연말이면 전년 대비 2배가 넘을 가능성이 크다. 종목명 길이를 줄이거나 단순화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지난해 9월 한국거래소가 패시브 ETF 명칭서 지수산출기관 이름을 뺄 수 있도록 허가하면서 가장 먼저 한화자산운용이 'ARIRANG(현 PLUS) 글로벌D램반도체iSelect'에서 NH투자증권 산출 기초지수 브랜드인 'iSelect'를 상품명에서 제외시켰다.
이후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8월 14일 9개 KODEX ETF 이름에서 지수사업자 브랜드를 일괄 삭제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산출하는 지수명인 'Fn', 'Wise'와 한국거래소 'KRX' 등이다.
투자자들이 익숙하거나 선호하는 단어로 기존 이름을 바꾸는 유형도 있다. 지난 11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스페이스테크iSelect'에서 스페이스테크를 '우주방산'으로 바꾸고 'iSelect'는 지웠다. 앞서 8일엔 'KODEX K-친환경선박액티브'가 'KODEX K-친환경조선해운액티브'고 변경됐다.
ETF 명칭을 변경하려면 상품 투자설명서를 다시 작성하고 금융감독원에 접수하는 등 일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럼에도 자산운용사들이 이 같은 조치를 하는 것은 국내 ETF 시장에서 인지도는 상품 성공에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보수 인하도 중요하지만, ETF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보이는 이름을 바꾸는 것도 효과 있는 조치"라며 "통상 개인들은 편입종목과 그 비중을 하나하나 따지기보다 테마나 전략 등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아 그 특징이 잘 드러나도록 변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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