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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대응] 美 대선 최대 이슈는 경제... 흑인·라틴계 유권자 지지표까지 바꿔

[이슈 대응] 美 대선 최대 이슈는 경제... 흑인·라틴계 유권자 지지표까지 바꿔
지난 8월19일(현지시간) 흑인이 주류인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모어하우스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유권자 등록 양식 작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대선을 약 20여일 남겨놓고 경합주 유권자들을 잡기 위해 두 후보가 이곳에서 유세를 집중하고 있다.

경합주 유권자들의 지지표, 특히 부동표는 이번 대선의 승부를 좌우할 수 있는 가운데 이들에게는 가장 큰 이슈는 경제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전년 동기비 2.4%까지 떨어지고 같은달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는 기대치 140만개를 크게 초월한 254만개로 발표됐다. 2007년 이후 가장 높았던 금리도 지난달 인하가 시작됐다.

수치상 탄탄한 경제에도 불구하고 미국 유권자들은 경제를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로 보고 있다.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2일 공개한 설문조사에서 대상자 2100명은 경제를 이민과 국경 안보 보다 더 중요한 문제로 지적했다.

하버드대 미국 정치연구센터와 시장조사업체 해리스폴이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도 미국 경제가 약하거나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는 응답이 다수로 나왔다.

이 같은 응답은 미국 소비자들에게 정부가 발표하는 CPI 보다 식료품 구매후 받는 영수증 내용이 더 중요함을 보이고 있다.

미국 공화당 설문조사 전문가 마이카 로버츠는 “유권자들의 대부분은 월간 지표는 물론 전반적인 경제 동향에 관심이 없다. 이들이 보는 경제는 지출되는 달러에 달려있으나 현재 좋지 않다”라고 말했다.

NBC뉴스는 미국 유권자들의 66%가 현재 소득으로 생활비를 감당하기 힘들다고 응답했다.

미시간 대학교 조사에서 40%는 지난 2년동안 가계 재정 상황이 전해에 비해 나빠지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지난 11일 미시간대학교가 발표한 10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68.9로 70.1인 전월 보다 떨어졌으며 WSJ가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망치 71.0에 못미친 것으로 나타나 높은 물가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남아있음을 보여줬다.

소비도 최대한 저렴한 것을 선호하면서 오는 31일인 핼러윈을 앞두고 유통업계들의 특수도 줄어들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 전국유통연맹은 올해 의상과 장식물 등 할로윈 관련 소비가 지난해 보다 5% 줄어든 116억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한동안 이번 미국 대선에 대한 유권자들의 최대 이슈였던 이민 문제도 경제에 밀리고 있다.

익명의 민주당 주요 정치 기부자는 정치전문지 매체 더힐에 “경제는 현재 이슈 순위 1위에서 5위에 모두 포함됐다”라고 표현하면서 경제 공약 부재를 해리스 부통령 선거 진영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했다.

해리스는 인종과 상관없이 여성들로부터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지만 경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안 속에 남성을 중심으로 흑인과 라틴계 유권자들은 최근 수년간 트럼프로 이탈하고 있다.

USA투데이와 서폭대학교가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합주인 애리조나의 18~34세 라틴계 남성의 51%가 트럼프, 39%가 해리스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35~49세에서는 트럼프 57%, 해리스 37%로 격차가 벌어졌다.

흑인과 라틴계 유권자들은 코로나19가 유행 이전까지 좋았던 경제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다. 이들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후 치솟았던 물가로 백인이나 아시아계 주민들 보다 더 고통을 겪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미국 경제가 좋거나 아주 좋다고 응답한 라틴계 유권자는 20%, 흑인 유권자는 26%로 낮았으며 두 집단 모두 절반 이상이 지난 1년 동안 자주 식료품 구매를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에 우호적인 CNN의 선거 전문가는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서 흑인과 라틴계로부터 얻을 득표가 기록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선을 불과 수주 남겨놓고 한 민주당의 저명한 전략가가 흑인과 라틴계를 포함한 남성들을 크게 끌어모으지 못하고 있는 것을 당에서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민주당의 불안감을 보여주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