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주류시장 트렌드 변화 빨라
블렌딩·프리미엄 위스키 대세
혼술 소비 늘어 판매채널 확대
팝업·시음회 열고 브랜드 홍보
페르노리카 피트 위스키 ‘더 디콘’
완전히 다른 병·맛·브랜드 선보여
프란츠 호튼 페르노리카 코리아 대표(왼쪽 두 번째), 브렛 베리시 소버린 브랜드 창립자(왼쪽 네 번째)가 1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열린 스카치 위스키 '더 디콘'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환주 기자
"한국은 엔데믹 이후 보복 소비 트렌드가 생길 때 다른 어느 국가보다 위스키 시장의 성장이 가팔랐다. 현재 한국 위스키 시장의 성장이 주춤하고 있지만 이는 '정상화'의 과정으로 보고 있다."
프란츠 호튼 페르노리카 코리아 대표는 1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열린 프리미엄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 '더 디콘' 출시 기자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은 5년 전만 해도 고연산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가 유행이었다"며 "이후 싱글 몰트 위스키, 논스카치 위스키인 아이리시, 일본 위스키가 유행하는 등 빠르게 변하는 역동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주류업계가 최근 하이볼이나 칵테일 등 위스키를 다른 주류와 섞어 마시는 믹솔로지와 혼술 트렌드 등이 확산되면서 한국 시장 마케팅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다.
■정적찜은 위스키 시장, 올해는 주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정점을 찍었던 국내 위스키 수입량은 올 들어 성장세가 꺾였다. 국내 위스키 수입량은 2021년 1만5662t, 2022년 2만7038t, 2023년에는 3만586t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최대치를 계속 갈아치웠다.
호튼 대표는 "다른 나라는 위스키, 진, 보드카 등 다양한 주류를 선호하지만 한국은 글로벌 주류 중에서 비중이 75~80%를 차지할 정도로 위스키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다만 엔데믹 이후 급격하게 늘었던 국내 위스키 소비량은 올 들어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올해 1~8월 위스키 수입량은 1만7526t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2.6% 줄었다. 수입액 기준으로도 10.7% 줄어든 1억6289만달러에 그쳤다. 지난해도 위스키 수입량은 전년보다 10% 넘게 늘었지만 수입액은 1년 전보다 2.7% 감소(2억5957만달러)했다. 이는 단순히 비싸고 도수 높은 위스키를 선호하는 경향에서 다양한 중저가 위스키로 선호도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칵테일, 하이볼 등 다른 술과 섞어 먹는 믹솔로지 트렌드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위스키도 '취향저격' 시대
지난해 급격한 위스키 시장의 양적 성장과 함께 본인만의 취향과 특성을 강조한 소비도 확산되고 있다. 집에서 위스키를 먹는 '홈술', 퇴근 후 위스키 바에서 1~2잔을 즐기는 '혼술' 트렌드도 이어지고 있다. 과거 위스키 소비가 주로 유흥주점 등을 통해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판매 채널도 다양화 되고 있는 것이다.
위스키 브랜드들도 이같은 추세에 맞춰 팝업스토어, 시음회 등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넓혀 가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버번 위스키 브랜드 '버팔로 트레이스'는 서울 여의도 '더 현대 서울'에서 위스키 시음회를 진행했다. 시음회의 장점은 여러가지 위스키를 설명과 함께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페르노리카는 브랜드 인수나 제품 라인 확대의 기존 틀에서 벗어나 이번에 글로벌 주류업계 전문가 브렛 베리시와 '더 디콘'이라는 협업 제품을 개발해 트렌드를 공략하는 전략적 변화를 줬다.
국내 주류업계도 위스키 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사업을 준비 중이다. 스카치블루를 판매하는 롯데칠성음료는 제주도 서귀포에 증류소 설립을 추진 중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종전에는 스카치 위스키 원액을 받아 병입하는 형태였다면 앞으로는 위스키를 직접 제조하기 위해 인허가 설립 등 증류소 추진을 진행 중"이라며 "위스키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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