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준법감시위원장 제언
"이재용 회장 등기임원 복귀하고
조직소통 방해되는 장막 없애야"
지난 2017년 해체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을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전실은 경영전략, 재무관리, 인사관리 등 삼성 전반의 굵직한 이슈에 대해 일사불란하게 대응하며 '신속한 의사결정의 대명사'로 통했다. 실제 바이오, 배터리 등은 미전실이 진두지휘해 성공한 신사업 사례로 꼽힌다. 위기에 놓인 삼성그룹을 재건하기 위해선 미전실 부활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15일 '2023년 연간보고서 발간사'를 통해 "경영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컨트롤타워 재건, 조직 내 원활한 소통에 방해가 되는 장막의 제거,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이 필요하다"고 했다. 준감위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 7곳이 법을 잘 지키는지 감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외부기관이다.
이 위원장이 삼성의 그룹 컨트롤타워 필요성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준감위원들의 면담 이후 이 위원장은 기자들을 만나 "개인적 신념으로는 (그룹 컨트롤타워 복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엔 공개적·전면적으로 삼성 컨트롤타워 필요성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준감위는 현재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을 핵심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주요 현안 중 하나는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이다.
현재 삼성은 미전실의 후신으로 전자계열사 중심의 사업지원(삼성전자), 금융경쟁력 제고(삼성생명), 설계·조달·시공(EPC) 경쟁력 강화(삼성물산) 등 사업부문별로 3개의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있다. TF가 중장기 사업전략 수립 지원, 계열사 간 시너지 발굴 등의 역할을 맡고 있지만 과감한 신사업 추진 등에는 한계가 있고 '관리형'에 그치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이 위원장은 아울러 "삼성은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상황의 변화, 경험하지 못한 노조의 등장, 구성원의 자부심과 자신감 약화, 인재영입 어려움, 기술유출 등 사면초가의 어려움에 놓여 있다"며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외형적 일등을 넘어 존경받는 일류기업으로 변화해야 할 중차대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경영도 생존과 성장을 위해 과감하게 변화해야 한다"며 "과거 삼성의 어떤 선언이라도 시대에 맞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폐기하고 사법 리스크의 두려움에서도 자신 있게 벗어나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구성원들에게 '우리는 삼성인'이라는 자부심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다시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현재 미등기임원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등기임원으로 복귀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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