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거부권에 대북제재 감시기구 해체
한미일 등 11개국, 유엔 밖 대체기구 마련
각국 정보 모아 공개보고서 수시로 발간
"제재 이행 견인, 北 도발 책임 묻는 효과"
北 비호 중러와는 협의無..갈등 격화 우려
다만 제재 위반 자명해 반발 명분은 부족
유엔 내 감시기구 복원도 병행.."가장 선호"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이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에서 대북제재 관련 대외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한국·미국·일본을 비롯한 우방국 11개국이 16일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MSMT)’ 설립을 선언했다. 러시아의 거부권으로 사라진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북한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을 대체하는 기구로, 11개국 정부의 대북관련 정보들이 한 데 모이는 것이다.
이날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 참석차 모인 김홍균 외교부 1차관과,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 오카노 마사타카 일 외무성 사무차관, MSMT에 참여하는 프랑스·영국·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캐나다·호주·뉴질랜드의 주한대사들이 함께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을 내 “전문가 패널이 해체된 상황에서 제재 위반·회피 행위를 감시하고 보고하는 다자 메커니즘인 MSMT를 설립한다”며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위협 대처에 뜻을 함께 한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러시아와의 불법 무기거래, 자금 탈취 해킹, 해상 불법 환적 등 여러 결의 위반을 모니터링 해 제재 이행을 견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MSMT는 전문가 패널과 마찬가지로 대북제재 위반 정황을 담은 공개보고서를 발간한다. 다만 이전에 1년에 두 차례만 내던 것과 달리 수시로 보고서를 내며, 발간 주체가 개별 전문가 개인이 아닌 각국 정부라 정보사안 취합이 용이하다.
이처럼 MSMT가 전문가 패널보다 더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한 건 유엔 밖에 별도로 꾸린 기구라서다. 안보리의 틀에서 벗어난 제재 위반 감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캠벨 부장관은 “러시아의 반대 등 어려움이 없어 보고서 활동이 더 활발해져 북한의 도발 책임을 묻는 것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금수산영빈관 정원구역에서 시간을 함께 보내며 친교를 다졌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월 20일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선물한 아우루스 차를 서로 번갈아 몰며 영빈관 구내를 달렸다. 사진=연합뉴스
MSMT는 뜻을 같이 하는 국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만큼, 북핵 위협과 북러 군사협력에 대항한다는 의지도 내포한다. 따라서 MSMT 출범 과정에서 북한을 비호하는 중국·러시아와는 협의 시도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북중러가 반발하며 안보리 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외교가에선 중러의 대북제재 위반, 특히 북러 간 불법적 무기거래 정황이 뚜렷해 정당성을 확보키 어렵다는 전망이다.
한편 MSMT와 별개로 유엔 내 감시기구 복원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김 차관은 “유엔 내 시스템 구축도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했고, 캠벨 부장관도 “가장 선호하는 건 유엔 내부 활동”이라고 짚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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