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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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한국의 쌀 소비량이 약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에서 40대까지의 젊은 세대에서는 쌀 소비가 30% 이상 감소하며, 쌀 외면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21일 농협중앙회가 발표한 '쌀 소비 트렌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약 450만t에 달하던 쌀 소비량은 2023년에는 380만t대로 떨어졌다. 반면, 60대 이상 고령층에서는 여전히 쌀을 주요 식재료로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쌀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쌀 생산량은 400만t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생산량이 소비량을 약 5% 초과하는 과잉 생산이 이어지면서, 쌀 가격 하락과 농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인당 쌀 소비량도 같은 기간 동안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2011년 1인당 약 70kg이던 쌀 소비량은 2023년 60kg으로 감소, 10년간 약 15% 감소했다. 이는 식생활 변화와 외식, 간편식 선호 증가로 인한 변화로 풀이된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쌀 과잉 생산 문제는 쌀 가격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쌀 소비 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간편식 시장의 급성장이다. 2023년 즉석밥과 냉동밥의 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하며, 바쁜 현대인의 생활 패턴에 맞춘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면서 전통적인 쌀밥보다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쌀 가공식품이 더 많이 선호되고 있다.
반면, 프리미엄 쌀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프리미엄 쌀 매출은 12% 증가했으며, 4kg, 10kg 소포장 제품의 판매량도 20% 이상 증가했다. 이는 소량으로 신선하게 소비하려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령별로 20대에서 40대 젊은 세대에서의 쌀 소비 감소가 두드러진다. 이 연령대는 쌀 대신 가공식품이나 외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젊은 세대의 쌀 소비 감소율은 30% 이상에 이른다. 이러한 변화는 장기적으로 쌀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쌀 소비와 관련한 이미지 분석에서도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쌀은 여전히 '건강', '다이어트', '간편식'과 같은 이미지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현미, 잡곡, 쌀국수, 쌀베이킹 등 다양한 검색어가 상위에 나타나며, 이는 쌀이 주식 이상의 가공식품 또는 건강식으로 소비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정표 농협중앙회 디지털전략부장은 "쌀 소비 감소 문제는 단순히 식문화 변화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쌀 산업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쌀 소비를 회복시키기 위해 현미나 잡곡 등 건강을 강조한 제품 개발과 간편식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쌀 가공식품 출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장은 또한 "농협 내부 데이터와 농촌진흥청, 통계청 등 다양한 외부 데이터를 연계하는 농협 빅데이터 플랫폼(N-Hub)을 활용해 쌀 소비 트렌드와 관련된 주제를 더욱 폭넓게 분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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