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30년 직장 나오니, 먹고 살길 막막"...'정년 연장'해야 하나?

행안부가 쏘아 올린 '정년 연장', 공공영역과 민간영역 논의 활발
노령층 소득 끊기는 '소득절벽 문제' 해소할 계기될지 주목

"30년 직장 나오니, 먹고 살길 막막"...'정년 연장'해야 하나?
사진=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행정안전부 소속 공무직 근로자 2300여명의 정년이 65세까지 단계별로 연장되면서 해묵은 '정년 연장' 화두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공공영역과 민간영역 가릴 것 없이 정년 연장 논의도 활발히 진행되는 양상이다. 이로써 노령층의 소득이 끊기는 '노령층의 소득 절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22일 행안부에 따르면 소속 공무직 노동자 2300여명의 정년을 65세까지 단계별로 연장하는 '행안부 공무직 등에 관한 운영규정'을 지난 14일부터 시행했다. 현행 규정을 보면 행안부의 공무직 노동자의 정년은 일반직 공무원과 같은 60세다. 그러나 운영 규정이 바뀌면서 정년을 맞은 해 별도 심사를 통해 현재 60세인 1964년생은 63세, 1965~1968년생은 64세, 1969년생부터는 65세로 정년이 늘어난다.

행안부의 공무직 노동자 정년 연장 명분은 노령층의 소득 절벽이란 현실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공무직의 정년 연장은 국민연금 수급 개시 나이에 맞춰 소득 공백을 없애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정년 연장은 민간 기업에서도 논의된다. 온라인 채용업체 '사람인'이 기업 461곳을 대상으로 한 정년 연장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 전체 응답 기업의 79.8%가 정년 연장에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숙련 근로자의 노하우 활용이 가능해서'가 57.9%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고령자들의 생활 안정성이 커져서'(39.7%), '생산인구 감소에 대비할 수 있어서'(34.2%), '구인난이 심한 업·직종에 지원자가 증가할 것 같아서'(31.8%), '고용 안정성 증가로 직원의 사기가 올라서'(24.2%) 등의 순이다.

우리 사회는 노령층의 소득 절벽 문제를 오랫동안 앓아왔다. 이 때문에 노령층은 정년퇴직을 했음에도 일자리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노인일자리 충족률이 46.3%에 그친다. 일자리를 가지고 싶어 하는 노인은 237만1000명인데 반해 2025년 정부 예산안에 의한 노인일자리 수는 109만8000개에 불과하다.

국민연금공단 통계도 비슷한 수치가 나온다. 조기노령연금 신규 수급자수는 2018년 58만1338명, 2019년 62만8832명, 2020년 67만3842명, 2021년 71만4367명, 2022년 75만4002명(10월까지)으로 연평균 7%씩 증가했다.
즉 50대 중후반부터 60대 초반의 '노령층' 중 국민연금(노령연금)을 예정보다 빨리 수령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민들 역시 노령층의 소득 절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대기업에서 5년 이상 임원으로 재직했던 최모씨(66)는 "30년 넘게 한 회사에서 근무하고 나욌는데, 회사를 나오고 나니 당장 수입이 뚝 끊겨 먹고 살길이 막막하다"며 "국민연금이 나올 때까지 조금이라도 회사에 더 다녔으면 한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