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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호실적에도 내수 발목… 식품·유통, 연말 대목에 올인

3분기 실적 ‘역성장’ 전망
지난달 역대급 수출 찍은 식품업계
국내소비 정체에 영업익 마이너스
백화점, 패션 매출 줄어 실적 악화
성수기 맞는 4분기 실적반등 기대

K푸드 호실적에도 내수 발목… 식품·유통, 연말 대목에 올인
‘K-푸드'의 수출 호재에도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주요 식품·유통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시장에선 올 3·4분기 주요 식품·유통사들의 실적이 시장 목표치를 하회하거나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는 올해 4·4분기 크리스마스와 연말 대목을 실적 반등의 교두보로 삼고 마케팅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22일 증권가와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식품·유통업계의 올 3·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9월 농식품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수출 호재에도 내수 부진이라는 악재에 발목이 잡히고 있는 것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식품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의 3·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7조5600억원과 영업이익은 9.2% 증가한 432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를 6% 가량 하회하는 수치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와 생물자원(F&C)은 선방하지만, 소비 경기 침체 및 비용 증가로 국내 식품 실적이 부진하다"며 "식품은 내수 소비 경기 둔화 여파로 매출 1% 성장에 그치고, 국내외 판촉 강화로 영업이익은 15% 감소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농심도 3·4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IBK투자증권은 농심의 3·4분기 연결 매출액은 8753억원으로 전년보다 2.3% 증가할 것으로 봤지만 영업이익은 523억원으로 6.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동남아 등 수출 호조세에도 내수 소비 둔화 영향으로 음료와 기타 제품 판매가 부진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김태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 방어적 측면의 판매 장려금과 물류대행비 등 매출 에누리가 늘면서 이익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리온도 상황은 비슷하다. 하나증권은 오리온의 3·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7760억원, 영업이익은 0.2% 감소한 1404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소비 경기 부진과 함께 중국의 소비 둔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유통업계는 전년 대비 역성장 하거나 성장 정체가 예상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3·4분기(별도 기준) 매출액은 7580억원, 영업이익은 740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됐다. 신세계백화점의 3·4분기 매출액은 6218억원, 영업이익은 906억원으로 전년 동기(929억원) 대비 2.47% 줄어들 전망이다. 현대백화점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증권가는 지난 7월 강우 일수가 증가했고, 8~9월엔 무더운 날씨로 인해 수익성이 높은 패션 카테고리 판매가 부진하면서 실적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식품·유통업계는 크리스마스와 연말 대목 등 성수기를 앞둔 4분기를 실적 반등의 계기로 삼겠다는 분위기다.
이를 통해 주력 상품 판매 확대를 위한 마케팅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3·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하반기 연말 성수기를 계기로 실적 반등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주요 점포 리뉴얼 효과와 함께 올 겨울 매서운 한파로 인한 방한 외투 수요를 선점해 매출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