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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텃밭 LFP, 처음엔 될까 걱정 했죠" [fn 이사람]

개발 초기 LFP 양극재 정보 부족
개발팀 2개 구성, 정보 조사 진행
사업 전략은 '시장 조기 진입 및 선점'
LMFP 등 차세대 양극재도 개발중

"中 텃밭 LFP, 처음엔 될까 걱정 했죠" [fn 이사람]
권혁원 엘앤에프 공정개발연구소장. 엘앤에프 제공
[파이낸셜뉴스] "개발 초기 어떤 문제가 생길지 몰라 걱정이 많았다. 사용한 적 없는 공법을 단기간 내 확립해야 한다는 어려움도 있었다."
권혁원 엘앤에프 공정개발연구소장은 23일 파이낸셜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파일럿 라인 구축에 가장 힘들었던 점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LFP 양극재는 삼원계 양극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저렴한 배터리 소재로 중국 업체들이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권 소장은 대학 시절 재료 공학을 전공하고 2007년 5월 엘앤에프에 입사한 '원클럽맨'이다. 그는 양극재 주요 소재를 대부분 다뤄본 '양산' 전문가다.

그가 개발에 어려움을 느꼈던 이유는 LFP 양극재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1년 '배터리 붐'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국내 배터리·소재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삼원계쪽에 관심이 많았다. 당시 LFP 양극재를 개발하는 국내 배터리 소재 업체는 쉽게 볼 수 없었다.

그가 찾은 해결 방법은 '정보 조사'다. 권 소장은 "내부적으로 LFP 관련 개발팀을 2개 구성하고 여러 방식을 통해 중국 공정·설비에 대한 정보 조사를 조기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검토 초기부터 국내 엔지니어링 업체와 협력, 지난해 11월부터 파일럿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기존 1년으로 잡았던 파일럿 라인 구축 기간도 6개월로 줄었다. 권 소장은 "엘앤에프는 경쟁사 대비 LFP 양극재 파일럿 구축이 1년 정도 앞서 있다"며 "시장 요구 수준의 제품을 확보했으며 수백㎏ 이상의 샘플을 다수 업체에 제출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 조기 진입 및 선점'을 LFP 양극재 사업 전략으로 세웠다. 권 소장은 "시장 조기 진입을 이루고 난 후 엘앤에프만의 특화된 기술을 적용, 생산성 극대화 및 수익성 개선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엘앤에프가 잡은 LFP 양극재 양산 시점은 2026년 말이다. 계획대로 되면 그는 '세계 최초 양극재 4대 소재를 모두 양산한 연구원'이 된다. 그는 "양극재 소개를 할 때 언급되는 리튬·코발트·옥사이드(LCO), 니켈·코발트·망간(NCM), 리튬망간산화물(LMO)는 모두 양산해봤다"며 "현재 4개 소재 모두를 양산한 업체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LFP 양극재 양산에 성공하면) 세계 최초 4개 소재를 모두 양산한 사람이 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엘앤에프는 현재 LFP 양극재에 망간을 추가한 LMFP 양극재도 개발하고 있다. 권 소장은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LFP 양극재 시장 진입 이후 LMFP 양극재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LFP 양극재와 시차는 1~2년 정도"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국내외 업체와 LMFP 개발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중국 선두 업체와 동등한 수준의 특성 확보를 위해 노력중"이라고 덧붙였다. 엘앤에프는 이밖에도 전고체 전지용·나트륨 전지용 양극재와 망간리치 양극재 등을 개발하고 있다.

17년 넘게 엘앤에프에 몸 담은 권 소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소통'이다.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고 개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해당 능력이 필수라는 이유에서다.
그가 평소 연구원들에게 "소통하라"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의 다음 목표는 LFP 양극재 양산품 공급이다. 권 소장은 "국내 양극재 업체 중 처음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