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11월부터 휘발유 유류세 42원 오른다

'유류세 3년째 인하' 연장 입법예고
물가 자극 우려에 단계적 환원으로


11월부터 휘발유 유류세 42원 오른다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12월까지 두달 연장하되 인하폭을 축소한다. 11월부터 인하율은 휘발유는 20%에서 15%, 경유는 30%에서 23%로 낮추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교통·에너지 환경세법 시행령 및 개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23일 밝혔다.

현재 유류세는 탄력세율을 조정해 휘발유는 리터(L)당 164원(20%) 인하된 656원을 부과하고 있다. 경유는 L당 174원(30%) 내린 407원이다.

그러나 다음달부터는 휘발유 유류세는 현재보다 L당 42원 오른 698원, 경유는 41원 오른 448원이 부가된다.

유류세 인하는 국제 유가가 급등했던 지난 2021년 11월 이후 12차례 연장됐다. 이어 지난 7월 휘발유와 경유의 인하 폭을 각각 20%, 30%로 축소하고 이를 이달 말까지 한 차례 연장한 바 있다. 액화석유가스(LPG) 부탄도 인하 폭이 30%에서 23%로 축소돼 L당 156원이 부과된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유가 및 물가 동향, 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과 함께 유류비 부담이 많이 증가하지 않도록 이처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3년 반 만에 1%대 진입한 데다 세수 부족을 이유로 유류세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민생에 미칠 충격을 고려, 정부는 단계적 인하율 정상화를 하는 방안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석유류는 7.6% 내려 지난 2월(-1.5%) 이후 7개월 만에 하락했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각각 8.0%, 12.0% 떨어졌다.

그러나 국제 유가도 중동 긴장 고조 등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최근 중동 휴전 가능성이 다시 줄며 국제 유가는 상승세로 전환됐다.

유류세 인하 폭을 일부 축소함으로써 세수 결손 규모를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재부는 지난달 발표한 세수 재추계에서 올해 교통·에너지·환경세가 11조2000억원 걷혀 본예산(15조3000억원)보다 4조1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는 유류세 인하 폭이 현행대로 유지될 것을 전제한 수치다.

한편, 정부는 휘발유, 경유 및 LPG부탄에 대한 유류세 환원에 따라 가격 인상을 이용한 매점매석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석유제품 매점매석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를 시행했다.

석유정제업자 등에 대해 10월 한 달간 한시적으로 유류 반출량이 제한(휘발유∙경유는 전년 동기대비 115%, 액화석유가스(LPG)·부탄은 전년동기대비 120%)되고, 정당한 사유 없이 판매를 기피하거나 특정 업체에 과다 반출하는 행위 등이 금지된다. 고시를 위반할 경우 '물가 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른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