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최근 상승세를 이어오던 뉴욕 증시가 조정세를 겪었다. 하지만 월가에선 당황하지 않는 눈치다. 장 마감 이후 진행된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서 자신감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24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60% 떨어진 1만8276.65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96% 내린 4만2514.9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3.78포인트(0.92%) 낮은 5797.42에 마감했다.
일각에선 뉴욕증시가 단기 슬럼프에 빠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도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두 지수가 3거래일 연속 빠진 것은 8월 1~5일(이하 현지시간) 폭락장 이후 3달 만이다. 5거래일 연속 상승했던 나스닥지수는 그동안의 상승세를 그대로 반납하기도 했다.
하지만 월가의 생각은 다르다. 올해 3·4분기 실적 시즌에서 좋은 성적표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의 수석매니저 앤드류 슬리몬은 "미국 주식의 강세가 잠시 멈출 수 있지만 3분기 실적 시즌에 격려를 받고 있다"라며 "이 모든 것이 강력한 경제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장 마감 이후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들의 주가는 장중과는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대표적인 기업이 테슬라이다. 테슬라는 전일 대비 1.98% 하락한 213.65달러에 정규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시간외 거래에서 12.10% 급등하며 239.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는 장 종료 이후 올해 3·4분기에 251억8000만달러(약 34조7181억원)의 매출과 0.72달러의 주당순이익(EPS)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증권가 전망치(253억7000만달러)를 밑돌았지만, EPS는 예상치(0.58달러)를 상회했다.
시총 355조원의 통신회사 티모바일(T-Mobile)도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했다. 티모바일은 시간외거래에서 224.05달러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지난 21일 기록한 52주 신고가(223.91달러)를 뛰어넘는 가격이었다. 반도체장비기업 램리서치도 정규장에선 0.19% 하락하는 약보합세를 기록했지만, 실적을 발표하고 시간외거래에서 5.56% 상승한 76.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글로벌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미 국채금리의 상승도 큰 걸림돌이 안 된다는 반응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행보가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와 보호 무역을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미 국채금리는 4.2%대까지 오르고 있다.
그러나 경제 데이터연구소 데이터트렉의 공동 창업자인 니콜라스 콜라스는 "1962년 이래로 10년 국채 수익률은 평균 5.8%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현재 국채 금리는 비정상적인 건 아니다"라며 "국채 금리 상승에도 여전히 뉴욕증시는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미 리서치업체 세븐스리포트리서치도 "미 대선과 재정 우려보다는 미국의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견고해서 국채 수익률이 상승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라며 "기준금리 인하 이후 9월 일자리 보고서, 소매 판매, 서비스 부문 등 전반적인 데이터가 예상보다 좋았다"라고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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