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대전협 위원장-이재명 민주당 대표 빈손 회동
박단 “협의체 참여 생각 없어”
‘여야의정협의체’ 출범 또다시 지지부진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참고인 조사를 위해 지난 8월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대표에 이어 야당 대표까지 만난 후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정부가 내년 의대 증원부터 철회해야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전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90분가량 비공개 면담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면서 “대전협 일곱 가지 요구안도 변함없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내년 봄에도 전공의들과 학생들은 각각 병원과 학교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며, 7500명 의학 교육은 불가능하다"라며 "2025학년 증원부터 철회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대전협의 7대 요구안은 △의대 증원 계획 및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전면 백지화 △과학적 의사 수급 추계 기구 설치 △수련병원의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전공의 대상 부당한 명령 전면 철회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등이다.
정부는 2025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를 제외한 나머지 요구사항의 경우 충분히 협의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불가항력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 과학적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 설치 등은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에서 논의되고 있다.
다만 휴학 미승인으로 의대생들이 유급·제적될 위기에 놓여있고 수능 시험(11월 14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내년도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의대 수시 합격자가 곧 발표되면 더이상 돌이키기 힘들다는 것이다.
일부 의사단체의 참여 결정으로 급물살을 타는 듯 보였던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이 난항을 겪고 있다. 여당은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가 참여의사를 밝힌 만큼 여야의정 협의체를 빠르게 출범해 대화를 시작하자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갈등의 핵심인 전공의들이 빠진 협의체는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의학회·KAMC가 ‘무조건적인 자율적 의대생 휴학 승인’을 협의체 참여 조건이나 첫 해결 과제로 제시한 데 대해, 교육부는 ‘내년 복귀 조건부 휴학 승인’ 방침을 고수해, 협의체를 둘러싼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협의체가 구성되더라도 실질적인 합의에 도달하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는 협의체를 통해 의료 대란을 조기에 해결하길 기대하고 있으나 전공의와 의대생이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공백이 해소되기 어렵다.
정부는 협의체가 가동되면 의료 대란이 더 빨리 해소될 것이라며 다른 의료계 단체들의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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