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폭스바겐, 매출·영업익 감소
中시장 타격...전동화, 내연차 갈팡질팡
2020년 이후 국내서도 판매 내리막
올해 판매 1만대 밑돌듯...'신차 가뭄' 탓
폭스바겐 독일 볼프스부르크 공장. 연합뉴스
최근 5개년 폭스바겐 1~9월 국내 신규 등록대수 |
(단위: 대수) |
시기 |
대수 |
2020년 |
10276 |
2021년 |
11815 |
2022년 |
10056 |
2023년 |
6966 |
2024년 |
59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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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자동차 업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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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세계 2위 자동차기업인 독일 폭스바겐이 세계적인 경기 부진, 최대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의 점유율 하락 등으로 판매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가운데, 한국시장에서도 2020년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 9월까지 폭스바겐 국내 판매량은 약 6000대로 큰 이변이 없다면 5년 만에 판매량 1만대를 훨씬 밑돌 전망이다.
매출 기반인 내연기관차 신차 출시가 부진한 가운데 전동화 전환 스텝이 꼬인 게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오는 30일(현지시간) 예정된 3·4분기 잠정 실적 발표에서 폭스바겐 경영진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계적 인기 '골프' 단종....3·4분기 누적 판매 5년래 최저
29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의 올해 3·4분기 국내 누적 등록대수는 5916대로 최근 5년래 최저를 기록했다. 2020년 같은 기간 1만276대였던 등록대수는 2021년 1만1815대, 2022년 1만56대로 1만대선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6966대로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10~12월 등록대수가 3000대선이었던 점과 최근 분위기를 감안했을 때, 업계는 폭스바겐의 올해 국내 판매량이 1만대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9월까지 등록대수를 바탕으로 단순 계산했을 때 올해 총 등록대수는 7000~8000대 전후로 예상된다.
폭스바겐의 국내 판매량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줄어든 신차 라인업 감소라는 지적이 많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대전환을 목표로, 50년간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름잡던 모델인 골프 신차 중단 등 과감한 결정이 줄을 이었으나, 전환 과정이 녹록하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국내의 경우, 올해 8월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SUV) 신형 '투아렉'이 2년 만에 처음 발표됐으나 신차 가뭄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신차 발표가 없는 브랜드는 아무래도 관심이 떨어진다"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폭스바겐의 국내 신규 등록대수는 3만대를 웃돌았다. 실제로 2013년에는 2만5649대, 2014년 3만719대, 2015년 3만5788대가 국내에 새롭게 등록됐다.
中시장 사수 총력...'거함' 폭스바겐그룹 대응책 주목
폭스바겐의 판매 감소는 비단 국내에서만의 일이 아니다. 독일 내 공장 최소 3곳을 폐쇄하고 전체 임금의 10%를 삭감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폭스바겐·상하이자동차(SAIC) 설립 합작사의 내년 공장 폐쇄 검토 소식이 나온지 한 달여 만이다. 매출 및 영업이익도 감소 추세다. 올해 폭스바겐그룹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코어(범용), 프로그레시브(프리미엄용), 스포츠 럭셔리(고급용) 세 분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 42%, 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범용만 0.1% 늘었고 나머지는 9%·6% 줄었다. 지난해 초 무려 14년간 지켜온 중국시장 1위 자리를 중국 토종 기업인 BYD에 내줬고, 이제는 중국 전기차 업계의 유럽 본토 공세에 직면한 상황이다.
독일 국민기업 폭스바겐의 위기는 곧 독일 자동차 업계의 위기로 대변된다. 최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중국 전기차를 두려워 할 필요없다"며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 것도 독일 자동차 산업의 현주소를 읽게하는 대목이다. 3·4분기 잠정 실적 발표회를 통해 폭스바겐 경영진이 국면 돌파를 위한 강력한 대응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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