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등 경제인 접촉 이어
원로들 만나 정국 고견 청취
"사법리스크 희석 행보" 해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제계·보수 원로들과의 스킨십에 집중하고 있다. 잇따른 1심 선고를 앞두고 외연 확장을 통해 사법 리스크를 희석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30일 소상공인·자영업자와 민생 경제 간담회를 갖는다. 이어 다음 달 4일에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SK AI서밋 2024 행사에 참석하고, 다음 달 11일에는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정책 간담회를 연다.
이 대표는 연임에 성공한 후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을 잇따라 만나는 등 경제계와의 접촉 면을 넓혀 왔다.
당대표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경총과의 간담회에서는) 전체적인 내수 부진과 국가의 세수 결손,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경제 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적 지원책 등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 대표는 정치 원로, 특히 보수 진영 인사들과도 꾸준히 만나고 있다. 이 대표는 30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점심 식사를 한다. 또 다른 당대표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전 장관은 보수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보수개혁주의자"라며 "정국 운영과 관련해 (이 대표가 윤 전 장관에게서) 조언을 듣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 같은 이 대표의 광폭 행보를 제1 야당 대표로서 각계 의견을 청취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그보다는 조만간 고조될 가능성이 있는 사법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조처 아니냐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대표의 공직 선거법 위반 사건과 위증 교사 혐의 재판 1심 선고가 다음 달 15일과 25일에 연달아 나오기 때문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중요한 것은 1심 결과가 나올 때의 여론이다. 만일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이 나와도 여론이 검찰이나 법원을 비판하는 쪽으로 쏠리면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를 상당 부분 극복할 힘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철 공론센터소장은 "이 대표가 법원에 '나는 특정 진영의 당대표에 그치지 않는, 앞서 나가는 대선후보니 판결을 함부로 내리지 말라'는 유·무형의 압력을 가하는 일환으로 진영을 넘어 여러 사람을 만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최가영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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