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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고도화' 과시하자… 정부, 수출통제로 맞불

국방성 "미사일 최신기록 경신"
러, 파병 대가로 기술 전수한듯
우리 정부 관련 품목 수급 차단
MSMT 포함 등 우방국과 공조

北 'ICBM 고도화' 과시하자… 정부, 수출통제로 맞불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 대규모 파병의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이전 받았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10월 31일 발사된 ICBM이 역대 비행기록을 경신했다는 점, 또 이례적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를 직접 밝혔다는 점에서다.

파병으로 쏠린 국제사회의 관심을 분산하는 한편 북러 군사동맹을 과시해 향후 미국과의 협상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수출통제로 미사일 생산 자체를 저지하는 데 나섰다.

■김정은, 이례적 '자랑'

북한은 이날 동해상으로 ICBM 한 발을 쏘아 올렸다. 역대 최장인 86분 동안 7000km 상승해 1000km를 비행하고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떨어졌다. 이후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 ICBM 고도화를 과시했다.

북한은 통상 도발 감행 후 이튿날 관영매체를 통해 알려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불과 5시간 만에 김 위원장이 국방성 대변인 발표를 통해 "적수들에게 우리의 대응의지를 알리는 군사활동"이라며 "핵무력 강화 노선을 절대로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기다 국방성은 '전략미사일 능력 최신기록 경신'을 부각했다.

전문가들은 핵무력과 북러 군사동맹을 과시해 파병에 집중된 국제사회의 이목을 흩뜨리고, 나아가 확증파괴 구도 북미협상을 이끌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 기술협력 여부는 확실하지 않지만, 핵무기 능력 제고를 과시하고 북러 핵동맹을 과시해 파병 국면을 돌파하려는 것"이라며 "미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대미 확증보복 능력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尹정부, 北 미사일 생산 봉쇄로 맞불

다만 러시아가 ICBM 기술을 북한에 이전했을 가능성은 이미 우리 정부도 파악하고 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10월 3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ICBM 완성을 위한 기술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거의 완성에 가깝다고 본다. (ICBM과 같은 기술이 적용되는) 정찰위성도 쏘다 실패했지만 성공 직전"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도 "북러가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논의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정찰위성을 개량해 발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정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꺼낸 카드는 수출통제이다. '고체 추진 미사일 분야 북한 맞춤형 감시대상품목'을 새로 지정했다. 구체적으로 고체추진제·동체·연소관·구동장치 등 고체 추진 미사일 개발과 생산 전반에 필요하면서도 북한이 자체적으로 생산하기 어려운 15개 품목 수급을 막겠다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우리나라만의 독자제재에 그치지 않고 우방국들도 같은 품목의 수출통제에 동참토록 협의에도 나선다.
관련해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릴 한미 2+2 외교·국방장관 회의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이행을 제고키 위해 한미일 비롯 11개국이 설립한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MSMT)'의 감시대상에도 포함될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유사입장국부터 국제사회까지 해당 품목들의 수출통제를 채택토록 협의해나갈 예정"이라며 "MSMT의 감시 대상 품목으로도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