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에버 개발 고성능 車제어 플랫폼
자율주행, 연결성, 전동화 등 활용 가능
2012년 SW 첫 진출...국산화 의미 커
"다른 모빌리티로의 확대 지속 검토"
정지훈 현대오토에버 차량전장소프트웨어(SW)센터장. 현대오토에버 제공
[파이낸셜뉴스] 현대오토에버가 올해 말 양산 예정인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완전변경 모델(LX3)에 직접 개발한 고성능 차량 제어기 플랫폼을 장착한다. 해당 플랫폼이 양산 차량에 탑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오토에버는 자체 브랜드 '모빌진'을 지속 개발, 향후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선박 등 다른 부문으로의 확대도 지속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형 팰리세이드에 자체개발 플랫폼 탑재
정지훈 현대오토에버 차량전장소프트웨어(SW)센터장은 지난 10월 말 개최된 대구 미래모빌리티엑스포에서 기자와 만나 "현대오토에버의 모빌진 어댑티브가 올해 신형 팰리세이드에 처음 들어갈 예정"이라며 "연결성(커넥티비티), 전동화 등 여러 도메인에 사용 가능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모빌진 어댑티브는 오토사 기반 모빌진이 만든 자체 플랫폼으로, 특히 고성능 반도체가 적용된 제어기에 최적화됐다. 차량용 고성능 반도체는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하거나 전기로 움직일 수 있도록 각종 시스템을 제어하는데 필요한 핵심 제품이다. 이 반도체는 미래차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토사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SW 구조가 정형화된 국제 표준이다. 쉽게 말하면 자동차 및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모여 제정한 차량 SW 관련 ‘약속’이다.
이번 탑재는 현대오토에버가 첫 국산화에 성공한 플랫폼을 새롭게 차에 넣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2년 현대오트론(현 현대오토에버)을 통해 SW 플랫폼 개발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정 센터장이 현대오토에버에 합류한 시기도 이때다. 그는 현대오토에버 합류 전 LIG넥스원에서 소프트웨어 기술 국산화를 연구했다. 그는 현재 조직원들이 소비자 니즈에 맞게 차량전장SW를 개발할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해주고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차량전장SW센터는 400여명 정도로 구성된 현대차그룹 차량SW 개발의 핵심 조직이다.
현대차그룹, 국내 유일 '차량 SW 플랫폼'
처음 현대차그룹이 SW 플랫폼에 진출할 때만 해도 부정적인 반응이 컸었다. 당시 해외 기업이 독식하고 있는 SW 시장에서 국내 자체 개발이 무모하다는 시각이 많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국내 유일 차량 SW 플랫폼 제공자가 됐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 2016년 그랜저를 시작으로 국내 주요 완성차 업체 및 부품 업체에 모빌진을 공급하고 있다. 내년에는 현대차그룹 양산 차종의 전 도메인에 적용 예정이다.
현대오토에버의 강점은 기술력이다. 최근에는 또 다른 플랫폼 모빌진 클래식 2.0으로 오토모티브 스파이스(A-SPICE) 레벨3 인증을 받았다. 정 센터장은 "심사 분야가 11개 있는데, 여기서 하나라도 레벨 2가 나오면 레벨 2를 받는다"며 "현대오토에버는 11개 모두 레벨 3를 받았는데, 심사 기관이 '한국에선 현대오토에버 아니면 레벨 3 받을 곳이 없을 것'이라 평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현대오토에버가 새 먹거리로 집중하고 있는 곳은 중소 완성차 업체다. 정 센터장은 "톱 8 글로벌 업체들은 자체 플랫폼을 갖고 싶어한다"며 "최근에는 신생 전기차 업체도 많이 생겨났는데, 예를 들면 이런 곳들이 기존 양산된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다른 업계로 적용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그는 "모빌리티 산업 상당수가 자동차의 전동화 모터 기술을 사용하려고 한다"며 "지금은 AAM 등을 유망하게 보기 때문에 타 모빌리티 확장에 좀 더 중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래 모빌리티의 고객사에게 ‘글로벌 넘버 원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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