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5일(현지시간) 치러진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집권할지에 따라 우리나라의 외교·안보, 특히 대북정책 양상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응 양상만 달라질 뿐 해리스와 트럼프 모두 한반도 문제는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밀려 후순위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국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우리 정부로선 미국이 북한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해리스는 현 바이든 정권의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즉 전통적인 민주당 정권의 외교·안보 정책을 이어간다는 것이라 한반도 문제가 후순위에 머물 공산이 크다.
그간 미국의 민주당 정권은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에 공을 들이면서도 정작 근본적 해법을 찾는 데는 소홀했다. 그 배경에는 중국 봉쇄가 있다. 북핵 위협을 명분 삼아 한미일 협력을 키워 중국을 견제하는 한 축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한반도에서 무리한 현상변경을 시도하기보다는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재집권 시에도 마찬가지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북핵 억지력, 또 북한의 도발 수위의 차이다. 해리스 집권 시 한미 방위태세가 계속 발전하면서 북한은 다소 수그러들 가능성이 높고, 트럼프 재집권 때는 북한으로선 과거 '톱다운' 협상을 기대하며 관심을 끌기 위한 도발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해리스든 트럼프든 북한 문제가 우선순위에 있지 않은 건 분명하고, 그동안 북핵이 계속 고도화되면서 우리가 받는 위협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해리스가 집권하면 한미동맹을 더욱 강조하면서 한반도 구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지만, 대비태세가 강화되니 북한이 위기 조성에 나서진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트럼프 재집권 시 북미협상 가능성이 높으니까 북한이 이를 유도하기 위한 압박에 나설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미국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우리 정부가 할 일은 하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북핵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주목을 끌어 미국이 적극 해결에 나설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박 교수는 "미국이 북한 비핵화를 포기하지 않도록 설득하면서 일본은 물론 중국과도 이야기함으로써 한반도 정세를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미국이 한반도 문제에 적극 나서도록 끌어들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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