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한국금융학회 공동 심포지엄 축사
"민간부채 GDP 2배 넘어, 주요국에 비해 높아"
"생산성 높은 부문으로 신용 공급 유도 해야"
"부동산 경기 변동에 기업금융 취약성 증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한국은행-한국금융학회 공동 정책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우리나라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생산성이 높은 부문으로 더 많은 자금이 공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하 등 국내외 금융여건이 완화되는 가운데 부동산 등 비생산적인 부문으로 자금이 쏠리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총재는 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진행한 한국금융학회-한국은행 공동 정책심포지엄 축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의 민간부채는 2023년 말 기준으로 GDP의 2배가 넘어 주요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며 “특히 부동산 부문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했다.
특히 이 총재는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구성에서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의 비중이 80%에 달해, 미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임을 강조했다.
그는 “국내외 금융 여건이 더욱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전처럼 가계와 기업이 과도한 대출을 받아 자금이 부동산과 같은 비생산적 부문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라며 “생산성이 높은 부문으로 더 많은 신용이 공급되게 유도하여 우리 경제의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기업대출 역시 부동산으로의 쏠림이 커, 2010년 말 GDP대비 9%였던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지난해 말에는 24%까지 늘어났음을 지적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라 금융시스템이 크게 영향을 받게 되면서 기업금융 부문의 취약성이 증대했다”며 “최근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는 이러한 상황을 잘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부동산 부문에서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최근에는 통화정책을 결정함에 있어 ‘성장과 금융안정 간 상충 우려’에 대한 고려가 과거보다 훨씬 중요해졌음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최근에는 통화정책을 결정함에 있어 성장과 금융안정 간 상충 우려에 대한 고려가 과거보다 훨씬 더 중요해졌다"며 "원리금 상환 부담을 줄여 소비를 진작해야하는 요구에 부응해야하지만 금리 인하가 민간신용을 확대시켜 장기적으로 구조적인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곽노선 한국금융학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가계금융 측면에서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기업금융 측면에서는 탄소중립과 한계기업 구조조정 문제를 중요하게 꼽았다.
곽 회장은 “주택관련 규제의 강화와 완화가 반복되면서 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며 “구조적인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부채 중심의 자금조달을 자본 중심으로 전환하는 ‘한국형 리츠 도입’ 등 새로운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최근 기업들의 중요과제로 ‘탄소중립 정책’을 꼽으며 “고탄소 산업의 저탄소 전환을 지원하는 전환금융은 경제 전반의 녹색 전환을 뒷받침할 핵심 도구”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곽 회장은 코로나 19로 인해 한계기업에 대한 금융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음을 언급하며 “한계기업의 현황과 대응방안에 대한 논의가 금융 리스크 관리를 통한 금융안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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