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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확장 속도내는 K방산… 보폭 못맞추는 금융지원

폴란드 등 잇단 수출계약 임박에도
금융정책 지원 부족으로 출자 지연
野 ‘무기수출 국회 동의’ 당론 추진
첫 200억달러 수출 기대감에 찬물

글로벌 확장 속도내는 K방산… 보폭 못맞추는 금융지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윤석열 대통령 전화 통화로 K-방산 영토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내부 포격'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 K-방산 대표 업체들의 무기 체계 추가 수출이 임박한 가운데, 수출 금융제도가 미흡해 올해 수출 목표액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더욱이 민주당에서는 무기 수출 시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 K-방산, 중동·미국 진출 눈앞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폴란드와 K2 전차 수출 2차 계약 체결을 이르면 이달 완료할 예정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폴란드 독립기념일인 이날로 예상됐지만, 방산업계에서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폴란드 측과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달 중 2차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2022년 7월 폴란드와 K2 1000대를 수출하는 기본 계약을 맺고, 한 달 뒤인 8월 180대를 먼저 공급하는 1차 이행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체결될 것으로 보이는 2차 계약 규모는 70억달러(9조6488억원)에 달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연내 중동 국가와 국산 기동헬기(KUH-1) '수리온' 첫 수출 계약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는 4억5000만달러(6186억원)이다.

이외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 육군 자주포 현대화 사업 추진을 위한 성능시험 계약을 맺고 K9 자주포의 미국 수출을, LIG넥스원은 유도로켓 '비궁'이 미국 해외비교시험을 통과해 미국 진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더딘 금융지원·수출규제 '내부 포격'

K-방산 수요 확대로 올해 사상 첫 방산 수출액 200억달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정작 업계에서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정책 지원이 부족해 계약 성사가 지지부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방산 계약은 수출 금액이 크고 정부 간 계약 성격이 강해 수출국에서 정책 금융, 보증보험을 지원하는 것이 국제적 관례다.

폴란드 1차 무기 계약도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가 계약액의 80%가량인 100억달러 규모의 대출과 보증을 지원했다.

올해 초 수출입은행의 법정자본금 한도를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증액하는 수은법 개정이 있었지만, 아직 출자가 더딘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금 한도 확대에 대한 법안은 마련됐지만, 15조원이라는 큰 금액을 늘리기 위한 유상증자나 현물출자 등 실무 진행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빠른 금융지원이 결정되지 않으면 올해 방산 수출액은 150억달러를 넘기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민주당이 지난 4일 의원총회에서 '무기를 수출할 때 국회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방위사업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며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 발언으로 함정 정비·수리·운영(MRO) 사업에는 탄력을 받겠지만, 방위비 분단금 문제로 방산협력이 후퇴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최근 2년 새 유례 없던 수출 성과를 내고 있는 방산 업계를 지원하기는커녕, 규제로 발목을 잡아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