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강달러에 대미수출 타격"
유로화 1년 만에 최저치 기록
증시도 석달 만에 '최대 낙폭'
세계경제 악영향 우려 목소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유럽 금융시장도 휘청이고 있다. 유럽 증시는 하락하고 유로화 가치는 연일 추락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강경한 관세 정책이 유럽의 대미 수출에 타격을 주고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국제 외환시장에서 이날 한때 1유로당 1.0595달러까지 떨어져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유로화는 미국이 보편관세를 도입할 경우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수출경제가 타격받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트럼프 당선 이후 5거래일 동안 약 3% 하락했다. 영국 파운드는 파운드당 1.1% 하락한 1.273달러, 일본 엔화는 달러당 154.90엔으로 역시 8월초 이후 3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바스켓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이날 0.6% 상승했다.
유럽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유럽 증시 시황을 폭넓게 반영하는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일비 10.14 p(1.98%) 급락한 502.23으로 미끄러졌다. 8월 초 이후 석 달 만에 최대 낙폭이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199.90 p(2.69%) 급락한 7226.98,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닥스지수는 414.96 p(2.13%) 급락한 1만9033.64로 떨어졌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99.42 p(1.22%) 하락한 8025.77로 내렸고,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 MIB지수는 736.69 p(2.15%) 급락한 3만3607.14로 미끄러졌다.
투자자들은 공화당이 미 의회까지 장악하고 차기 트럼프 행정부는 강경 노선을 펼칠 것이란 점을 우려하고 있다.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한 데 이어 하원에서는 다수당 지위를 지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트럼프의 고강도 관세 정책이 의회 제지 없이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로 재정적자가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달러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10년 동안 미국 재정적자가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란 우려에 따른 것이다.
재정적자 감축을 촉구하는 비영리 기구 '책임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는 트럼프 공약이 시행되면 앞으로 10년 동안 미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7조5000억달러 더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막대한 재정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국채 발행이 늘고 이렇게 되면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수익률이 뛰면서 달러 가치가 덩달아 뛸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또 이란, 중국 강경론자인 마르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이 트럼프 행정부 국무장관으로 낙점될 것이라는 보도 역시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미국의 강경 외교 노선으로 지정학적 불안이 높아지면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증가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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