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파격 인사 이후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미국통 약진 가능성
-삼성, 지난해 김원경 사장 승진 이후 해외 대관 인사 발탁·중용 가능성 높아
-올초 'SK 아메리카스' 확대 신설한 SK, HBM 무기로 '트럼프 리스크' 상쇄
주요 기업 인사 전망 |
삼성 |
SK |
현대차 |
LG |
-미국 내 연구개발(R&D) 거점 확대 -해외 대관 역량 강화 |
-북미 대관 컨트롤타워인 ‘SK 아메리카스‘ 확대 신설 |
-미국통 전면배치 -대대적 승진인사 |
-안정기조 속 LG전자 북미사업 강조 예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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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우선주의(MAGA)'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환으로 4대 그룹이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관심은 '트럼프 코드'에 맞춘 전략적 인사에 쏠린다. 트럼프 시대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요구가 더욱 노골적·전면적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4대 그룹은 미국통들을 대관에 전진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를 배출하고 미 관료 출신을 대외협력 총괄로 영입한 현대차그룹의 이번 인사는 다른 4대 그룹 연말 임원 인사의 방향타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더 강해져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우리 재계도 긴장이 역력하다"며 "현대자동차그룹의 파격 인사처럼 다른 그룹들도 새로운 미국을 잘 아는 인사들의 약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통 영끌해 전진배치 나선 재계
17일 재계에 따르면 내년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취임 전후로, 미국의 자동차 정책 및 관세 정책이 요동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SK, LG 등 다른 주요 그룹들도 이에 맞춘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해외 대관 관련 외국인 임원의 중용 혹은 미국통들의 깜짝 발탁 등이 시나리오다.
특히 최근 기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연구소, 삼성종합기술원(SAIT) 등 연구개발(R&D) 조직에서의 깜짝 승진과 해외 석학 영입 가능성이 주목된다. 삼성은 이미 올해 인공지능(AI) 연구 및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해 글로벌 학계와 협업을 강화하며 트럼프 2.0 시대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또 최근 미국 내 R&D 거점 확대와 함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대비해 해외 대관 역량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경영지원실 산하 해외 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글로벌 퍼블릭 어페어스(GPA)'팀을 실로 승격하고 외교부 출신 김원경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김 사장은 외교통상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기획단 협상총괄팀을 맡았던 대표적인 미국통이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공화당이 행정부는 물론 상원과 하원 등 의회까지 싹쓸이하면서 공화당과의 네트워크가 중요해졌다"며 "해외 대관의 강화 기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전자는 트럼프 1기를 복기하며 트럼프 2기 대응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삼성은 2014년 이미 첫 외국인 임원을 배출했다. 영국인인 데이비드 스틸 당시 부사장을 북미 총괄 기획홍보팀장으로 발령 냈다. 약 8년 후인 2022년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가 이 자리를 물려받았다. 리퍼트 전 대사는 오바마 정부 때 국방부 아태 담당 차관보와 국방장관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글로벌 인사 파격 발탁, 이젠 '당연'
구광모 회장 6년 차를 맞이한 LG그룹은 안정 기조 속에서도 파격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오는 21일께 사장단을 포함한 임원 인사를 할 예정이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과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관전 포인트다.
LG그룹 역시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가전 사업 부문에서 외국인 임원을 선임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북미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현지화 전략을 밀어붙이고 있는 LG가 이번 인사에 이런 기조를 반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해외영업본부를 신설했다. 해외영업본부장은 북미 지역대표를 역임한 윤태봉 부사장이 맡았다. 해외영업본부는 LG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기업간거래(B2B)를 비롯해 전략적 중요도가 높은 사업에 대한 해외지역 실행력을 강화하고 있다.
SK그룹 역시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의 북미 확장을 위해 현지 전문가 영입과 함께 경영 전략 조직의 개편을 검토 중이다. 특히, SK온과 SK하이닉스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미국의 새로운 법안 환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핵심 조직에 글로벌 인재를 배치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올 상반기 북미 대관 컨트롤타워인 'SK 아메리카스'를 확대 신설한 SK하이닉스는 정관계 네트워크와 더불어 주특기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을 앞세워 '트럼프 리스크'를 상쇄한다는 계획이다.
psy@fnnews.com 박소연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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