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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 대비 자유무역 구축..공급망도 강화[尹 APEC 순방]

APEC 정상선언, 자유무역 환경 조성 강조
트럼프 시대 선제 대응 성격 짙어
윤 대통령-시진핑, 2년만의 한중정상회담서도
자유무역 기반 경제협력 의견 모아
윤 대통령, 양자 회담 등으로 공급망 구축 나서

트럼프 시대 대비 자유무역 구축..공급망도 강화[尹 APEC 순방]
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페루 리마 컨벤션센터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정상들과 단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시스


【리마(페루)=김학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페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을 통해 조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주요 정상들과 잇따라 정상회의를 갖고 자유무역주의 기반을 공고히 하는 한편, 반도체 및 배터리 등 우리의 강점분야에 대한 다양한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도 공을 들였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 정책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2년만에 정상회담을 갖고 자유시장·자유무역 등에 기반해 양국 간 경제협력을 강화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그결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 투자 협상'을 조기에 매듭짓는데 공감하는 등 협력이 구체화되며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한중 양국이 경제 분야에서 윈윈을 도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캐나다, 베트남, 페루 등과도 양자 회담을 통해 공급망 구축 협력 방안을 논의하면서 중장기적 대비 태세에 나섰다.

■APEC, 트럼프에 선제 대응..尹도 발맞춰

APEC 정상들은 16일(현지시간) '자유롭고 예측 가능한 무역 투자 환경' 조성 의지를 담은 정상 선언문을 채택했다. 정상선언문에는 자유롭고 예측 가능한 무역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한 의지를 표명하는 내용이 담겨, 트럼프의 보호무역에 대비한 선제 대응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앞서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 15일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 분야에선 자유시장, 자유무역, 법치, 국제주의에 기반해 민생을 최우선시하는 양국 간 경제협력을 가꿔 가자고 했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전했다.

특히 김 차장은 "한중 FTA 문제와 관련해 '한중 FTA 서비스 투자 협상'을 앞으로 가속화해서 조기에 그것이 결실을 거두기를 희망한다고 시 주석도 동의했다"면서 "우리 정상도 이 문제에 대해서 긍정적인 진전을 보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내년이 한중 FTA 발효 1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한중 FTA 서비스 투자 협상이란 남은 과제를 조속히 마무리하자는 것으로, 이는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통해 한중 양국이 함께 발전을 추구하자는 의기 투합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비롯해 국제 정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한중 양국의 고심도 이번 정상회담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보호무역을 외치면서 자유무역을 경계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의식한 듯, 한중 양국 정상은 자유무역의 필요성과 활성화에 모두 공감대를 가지고 있음을 알렸다. 이에 경제분야에 있어선 대외개방에 한중 양국간 교집합이 뚜렷함을 알리며 '한중FTA 서비스 투자 협상'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킨 것으로 보인다.

공급망 협력과 관련, 윤 대통령은 르엉 끄엉 베트남 신임 국가주석과 첫 정상회담에서 "베트남에 건설될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를 중심으로 양국이 공급망 협력에도 박차를 가하길 바란다"고 말하면서 공급망 구축을 공고히 했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는 캐나다산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에 대해 논의했다.

트럼프 시대 대비 자유무역 구축..공급망도 강화[尹 APEC 순방]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페루 리마 한 호텔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한-중 정상회담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시스

■한중 경제협력, 서로가 윈윈 찾는 분위기

2년만에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중국에 진출한 우리 한국 기업들이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잘 살펴달라"고 당부했다.

우리 기업들이 장기간 중국에 적지 않은 투자를 했고 현지 공장을 많이 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국내 규제, 기업 정책 변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로 받게 해달라는 것이다.

이에 시 주석을 비롯해 중국 측에선 한중 정상회담에서 '자유시장', '개방된 시장', '국제주의'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면서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관계 개선의 농도가 짙어지는 양국간 우호협력의 장(場)을 보다 실질적인 관계 복원 단계로까지 발전시키겠다는 양 정상의 확고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번 회담에서 한중 관계에 있어 서로 의도적으로 불편을 끼칠 만한 그런 행동과 생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중국 측이 많이 드러냈다"며 "시 주석의 표정이나 분위기도 내내 우호적이었기에 앞으로 한중 경제협력에서 서로가 웬만하면 윈윈이 되도록 협력의 방향을 같이 찾자는 분위기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측이 경제정책상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의 움직임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고위관계자는 "양국이 공감대를 이룬 것은 한중 관계와 한미 관계가 무조건 갈등과 충돌의 그런 방정식으로 이해할 게 아니라는 것"이라며 "접점을 찾아가도록 한중 소통과 한미 소통을 긴밀하게 한다는게 우리 의사이고, 여기에 중국도 십분 이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