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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의 통화내역'…계엄 직후 추경호·나경원 통화, 안가모임 멤버·유튜버와 소통

경찰, 尹 일반 휴대전화 기록 확보…제출 시도 비화폰 기록과 달라 
추경호 "미리 말 못해 미안하다는 취지…국회서 당사 이동 중 받아" 
나경원 "민주당 입법독재에 답답함 호소…계엄 얘기 못한 점 사과" 

'尹의 통화내역'…계엄 직후 추경호·나경원 통화, 안가모임 멤버·유튜버와 소통
지난해 12월 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에 따른 후속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모이는 모습. 긴급 회동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여당과 대통령실의 고위 당국자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 나경원 의원 등과 차례로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는 15일 정치권과 법조계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밤 10시25분께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1시간가량 지난 뒤 추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이던 추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에 "계엄 발표 후 한 시간 정도 뒤 당사에 있을 때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 계엄과 관련해 담화문에 있던 내용을 들었고, 또 여당 원내대표에게 미리 말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취지의 짧은 통화를 한 게 전부"라고 설명했다.

추 의원과 윤 전 대통령이 통화한 사실은 비상계엄 직후 보도되기도 했다. 당시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이 "정확한 시간은 모르나 당사에 있다가 국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전화를 받은 것 같다"면서 윤 대통령이 '미리 (비상계엄 선포) 얘기를 못 해서 미안하다. 담화문에서 설명한 이유로 계엄을 선포하게 됐다'고 말했다며 기자들에게 통화한 건 사실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비상계엄 당일 국회가 아닌 당사에 있었던 이유도 밝혔다.

추 의원은 "처음에는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소집하려다 출입이 어렵다고 해서 다시 당사로 장소를 바꿔 이동했고, 그 사이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것"이라며 "직후 다시 국회 출입이 제한적으로 가능하다고 해서 의총 장소를 국회로 변경하고 국회로 갔다"고 말했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은 추 의원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 비상 의원총회 소집 장소를 국회로 공지했다가 여의도 당사로 변경한 걸 두고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을 방해했다"며 내란죄 고발을 검토했다. 이에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은 시간대별 상황을 공개하며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은 추 의원과 통화한 직후 나경원 의원에게도 전화를 걸어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 의원은 해당 통화와 관련해 연합뉴스에 "(윤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무도한 입법독재, 국정마비 만행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하셨고 미리 말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얘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와 해제를 전후해선 국무위원들과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이던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는 계엄 엿새 뒤인 12월 9일 통화한 사실이 알려졌고 김 후보 측은 "대통령과 국무위원 사이의 통화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통화와 관련해서 특별한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이날 "(수사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통화내역을 확보했던 건 맞다"면서도 "개별적인 내용을 확인해 줄 수는 없다"고 밝혔다.

특수단은 앞서 윤 대통령의 개인 휴대전화에 대한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휴대전화 기록을 확보해 검찰에 송치했다. 해당 기록은 최근 경찰이 대통령경호처 측으로부터 임의 제출받으려던 비화폰 기록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휴대전화 통화기록에는 계엄 선포 전 윤 전 대통령이 박성재 법무, 조태열 외교, 김영호 통일 장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등 국무위원들과 차례로 통화한 내역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계엄 선포 다음 날인 12월 4일 낮엔 이른바 '삼청동 안가 모임'을 앞두고 모임에 참석할 예정이던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 등과 통화한 기록도 남았다. 이후에도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를 비롯해 국무위원들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사흘 뒤인 12월 6일엔 보수 유튜버인 고성국 씨에게 5차례 전화를 건 내역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