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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수익 악화, 해외 ABS·신용등급 개선 등 비용 효율화 필요"

애플페이 도입, 카드사 수익엔 도움되지 않아

"카드사 수익 악화, 해외 ABS·신용등급 개선 등 비용 효율화 필요"
[파이낸셜뉴스] 적격비용 제도 도입 이후 국내 카드사 신용판매 부문 수익성이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자금조달 다원화와 신용등급 개선, 비용절감 등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적격비용은 카드사의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용, 부가가치통신사업자(VAN) 수수료 등 카드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원가를 의미한다. 카드업계는 적격비용을 3년마다 재산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수료율을 책정한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2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5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세미나'에서 "적격비용 제도 규제 강화는 민간소비 부진과 소비자 후생 저하, 카드 신판 실적 악화를 초래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카드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부정적 영향에 대해 서 교수는 △승용차, 가전·컴퓨터·통신기기의 내구재 판매 부진 △소비재 판매 △일시불, 할부거래 부분의 신용카드 이용률 둔화 등을 언급했다.

서 교수는 "적격비용 제도 도입 이후 카드사의 총자산이익률(ROA)은 1.4%까지 하락했다. 신용판매 부문 투하자본이익률(ROI)도 지속 감소해 지난해 기준 0.6% 수준까지 줄었다"고 봤다.

따라서 카드사는 비용효율화를 위한 자금조달 다원화와 신용등급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자산유동화증권(ABS), 신종자본증권 등 다양한 조달 수단을 활용해 비용절감을 추진해야 한다"며 "특히 해외 ABS는 낮은 금리와 원화가치 평가절하로 조달비용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용등급 개선도 카드사 비용 효율화에 도움이 된다고 봤다. 서 교수는 "지난해 현대카드 신용등급이 AA에서 AA+로 상승하면서 5년물 카드채 금리는 3.4212%에서 3.344%로 0.08%p 인하됐다"며 "현대카드는 신용등급 제고로 3499억원의 이자비용을 절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용등급의 1등급 변화는 연간 순이익의 5~15%에 해당하는 금액에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도 비용 효율화 방안 중 하나다. 서 교수는 "PLCC는 카드비용 중 모집비용, 판매관리비중 광고 선전비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된다"며 "국내 카드사의 PLCC 비중은 4.4%로 아직 미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날 김상봉 한성대학교 교수도 '페이 서비스의 유료화 확대에 따른 카드사의 비용 부담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서 적격비용 제도와 관련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지난 14년간 14차례 수수료율를 인하했으나 (빅테크 페이 업체가 적용받는) 전자금융거래법에는 규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빅테크와 카드사 간의 형평성 확보와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하거나 카드수수료 규제를 해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애플페이 도입과 관련해서 김 교수는 "애플페이는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에는 도움이 되지만 매출과 수익에는 유의미한 영향이 없다"고 했다.

한편 최근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애플페이를 도입했고,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도 애플페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단말기 설치와 스테이블 코인 결제 시스템 도입에 따른 비용, 브랜드 수수료 등의 영향으로 비용이 증가해 카드사 수익은 늘지 않을 것으로 김 교수는 전망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