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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보다 덜 오른 코스닥… 속타는 CB 투자자

주가 회복 못한 기업 많아
올해 주식전환금액 21% 줄어
금리 오르면서 CB발행도 급감

코스닥시장의 더딘 회복세에 전환사채(CB)투자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CB물량이 대부분 코스닥시장에 몰려 있지만, 코스피지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주가가 전환가격을 크게 웃도는 종목이 많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올해 들어 CB 전환청구권 행사 물량도 지난해와 비교해 눈에 띄게 줄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6월 20일 기준 CB의 주식전환 행사 금액은 1조3228억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월~6월) CB 행사금액(1조6060억원) 대비 21%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1년간 CB 주식전환 행사규모는 3조1076억원이다. 예탁결제원 집계 기준으로 CB 주식전환 행사 규모는 2022년 2조1253억원, 2023년 2조8433억원, 2024년 3조1076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주식전환 움직임은 지지부진하다. CB 발행 기업들이 대다수 포진한 코스닥 시장의 지수는 1년 전인 지난해 6월 말 기준 840선에서 올해 4월 640선까지 내려간 바 있다. 이후 코스피가 3000선을 탈환하면서 코스닥 지수도 800선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코스닥 지수가 과거 1000선을 돌파한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탄력이 높지 않다.

새 정부의 경기부양 기대감도 크지만, 경기침체 우려도 만만치 않아서다. 여기에 미국의 중동전 개입으로 투자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에 CB에 부여된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활용해 원금회수에 나서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경기 침체 불안감과 주식 변동성이 커지면서 현금 확보에 무게를 둔 행보다. 풋옵션 권리는 일정 기간이 지난후 사채 원금을 조기에 상환받을 수 있는 권리다. 예컨대 안다H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 기업 티에스아이(TSI)가 지난 2022년 발행한 CB 100억원에 대해 투자자들은 원금 100% 상환에 나섰다. 주식전환가격(9160원)보다 현재 주가가 현저히 미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조기상환청구에 나섰다.

이차전지 업체 엘앤에프(L&F) 역시 주가 반토막에 전환사채(CB)에 투자했던 재무적투자자(FI)가 풋옵션 권리를 적극 행사하고 나섰다. 엘앤에프의 CB 풋옵션 행사비율은 100%에 달했다. 투자자 모두가 조기에 원금상환을 요구한 셈이다. 회사는 조기상환일인 7월 10일에 풋옵션 비율에 해당하는 999억9996만원을 투자자에게 현금상환해야 한다. 재무적투자자는 악셀 1호 유한회사이다. 사모펀드 운용사IMM크레딧솔루션 투자목적으로 설립한 투자목적회사(SPC)이다.

한편 올해 주식 전환이 지지부진하다 보니 CB 발행도 줄고 있다.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올해 CB 순발행 규모는 4848억원 수준이다. 제로금리 수준이 이어졌던 지난 2021년 한해에만 CB 순발행 5조원을 넘어섰던 것에 비하면 10분 1수준이다. 금리가 오르면서 CB 순발행 규모도 급격히 줄어든 영향도 컸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