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위키에 '겐트대 석사학위' 받은 걸로 표기
네티즌 "겐트대 법학 아예 없다" 의혹 제기
주 의원 "누군가 온라인에 올린 것" 반박 나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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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병역 면제 의혹 등을 제기하는 더불어민주당과 온라인을 향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자신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에 조목, 조목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주 의원은 온라인에만 떠돌던 소문까지 소환시켰다. '겐트대 석사 학위' 의혹이었다.
주 의원 "겐트대, 들어본 적도 없는 대학"
주 의원은 페이스북에 '겐트대 석사 학위' 의혹을 직접 거론하며 "겐트대는 들어본 적도 없다. 나무위키에 누군가 마음대로 올린 글을 토대로 아무 의혹이나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급성간염으로 병역을 면제받았고 자신의 아버지가 ‘고문 검사’였다는 민주당의 주장이나 클럽(유흥업소) 운영·국회 사무실 무단 인테리어·주가조작 등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주 의원이 거론한 학력 사항과 관련해 나무위키에는 '겐트대학교 대학원 법학 석사'라고 표기돼 있다. 2022년 겐트대 글로벌캠퍼스(GUGC·송도)에서 국제법 석사를 받았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있었다.
온라인에 돌고 있는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학력 정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엔 "학업 이력만 봐도 '전형적인 엘리트'"라는 긍정적 반응이 많았지만, 김민석 총리 후보자 저격수로 나온 뒤엔 "주진우 겐트대 석사과정 수상하다", 겐트대엔 그런 과가 없다" 등 학력을 의심하는 반응이 압도적으로 늘었다.
석사 학위 자체를 의심할 만한 근거도 온라인에 돌았다. 바로 '인천경제청에서 서기관으로 근무하며 외국교육기관을 총괄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사람의 확인되지 않은 글이다. 이 글에는 겐트대에는 법학이라는 학위 자체가 없다는 주장했다.
석사 학위 의혹을 키운 또 다른 근거는 네이버 프로필이다.
한 네티즌은 주 의원의 네이버 프로필을 캡처한 사진을 올린 뒤 "겐트대가 프로필에서 사라졌다. 걸릴 거 같으니 슬쩍 수정했다"고 강조하며 수정한 날짜에 주목했다.
네이버 프로필 하단에는 '본인 또는 대리인이 직접 관리하는 정보 본인참여를 통해 수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주 의원의 프로필은 지난 9일 '본인참여'로 수정됐다고 적혀 있다. 이날은 지난 4일 이재명 대통령이 김민석 의원을 총리 후보자로 지명하고 닷새 뒤였다.
네이버 프로필 수정은 '학력 아닌 트위터 매체 추가'
없는 학위를 취득했다고 주장하는 쪽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겐트대 글로벌캠퍼스(GUGC) 홈페이지 등을 확인해 봤다. 실제 법학 관련 석사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았다.
네이버 프로필 역시 주 의원 쪽에서 바꾼 건 사실이지만, 수정한 시점이 애매했다.
김 후보자가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건 4일이고 주 의원이 김 후보자 인사 청문을 위해 활동에 들어간 건 프로필이 수정된 9일이 아닌 13일이다.
주 의원은 지난 13일 인사청문특별위원회 확정과 함께 인사청문특위 위원으로 배정됐다. 위원장까지 5명이 배정된 국민의힘에서는 배준영 의원이 간사로 김희정, 곽규택, 주진우 의원이 배정됐다.
주 의원의 겐트대 학위 논란은 제기되지 않을 때였다.
게다가 주 의원이 수정한 내용은 학력 등 인적사항이 아닌 X(트위터) SNS 계정을 추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누구나 수정이 가능한 나무위키의 프로필을 근거로 제기된 학위논란이 온라인에서 확산되자 주 의원이 직접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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