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용 한국폴리텍대학 스마트전기과 교수
신중년특화과정 실습 위주 운영
비전공자도 도전에 어려움 없어
배선 연결하고 조명도 척척 수리
김홍용 한국폴리텍대학 스마트전기과 교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배우려는 마음만 있다면 언제든 새로운 길을 시작할 수 있다." 한국폴리텍대학 남인캠퍼스 스마트전기과의 김홍용 교수(사진)는 은퇴 이후 '제2의 인생'을 꿈꾸는 학습자들을 매일 교육 현장에서 만나고 있다. 그의 교실에는 50~60대 신중년들이 모여 전선과 제어함을 능숙하게 다루며, 젊은 시절 못지않은 뜨거운 열정을 다시 불태운다.
김 교수는 "이분들이야말로 진정한 학습자"라며 "과거 경력이나 직함보다 배우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재취업의 성패를 가른다"고 강조한다.
한국폴리텍대학의 신중년특화과정 전기시스템제어직종은 고용노동부의 국비 지원을 통해 단기간에 실무 역량을 키우고 자격증까지 취득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설계되었다. 약 4개월, 총 560시간의 교육 기간 중 무려 80%가 실습으로 이루어지며, 전기 제어, 내선공사, 분전반 조립 등 '손으로 익히는 기술'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김 교수는 "실습 위주라서 비전공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전기기능사는 15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응시 가능한 '국민 자격증'"이라면서 "처음에는 낯설어하지만, 배선을 연결하고 조명을 고쳐가면서 점차 자신감이 붙고 '나도 아직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 직업은 다 다르지만 이곳에 온 사람들은 과거의 직함보다 중요한 것은 배우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 "처음엔 손에 기름 묻히는 걸 어색해했지만, 이내 실습장 한켠에서 도면을 펴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한국폴리텍대학의 신중년특화과정 전기시스템제어직종의 취업률은 약 70%에 달한다. 나머지 30%도 곧바로 취업하기보다 산업기사나 기사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더 깊이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김 교수는 "이분들은 전기를 배우다 흥미를 느껴 자기 계발을 하는 수강생들인데, 이런 분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요즘 은퇴자들은 단순히 생계형 일자리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배우며 스스로 성장하고 '다시 발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으려고 한다"면서 "이러한 마음가짐이 결국 오랜 시간 일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마음을 닫으면 아무리 좋은 교육 과정도 의미 없지만, 열린 마음으로 배우는 분들은 어떤 현장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전국 8개 권역 40여개 캠퍼스에서 학위과정과 직업훈련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정원 27명에 600명 이상이 몰릴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지만, 지방 캠퍼스는 아직 여유가 있는 편이다.
김 교수는 "기숙사 시설을 잘 갖춰 지방 캠퍼스의 접근성을 높인다면 더 많은 중장년층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기술은 평생의 자산이다. 직장을 떠났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배운 기술을 기반으로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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