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 수요 증가로 당분간 강세
환율 한때 1475원 터치 영향
고환율 기조와 유류세 인하율 축소가 겹치면서 국내 휘발유 가격이 8개월 만에 L당 1700원선을 돌파했다. 경유 가격 역시 리터당 1600원선을 넘어섰다. 겨울철 난방 수요 증가까지 있어 기름값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L당 1709.97원을 기록했다. 지난 10일 1700원대에 진입한 이래 연일 상승세다. 평균 휘발윳값이 1700원을 넘긴 건 지난 3월 2일 이후 8개월 만이다. 지역별로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은 L당 1778.67원에 달한다. 경유 평균 판매가격도 L당 1609.87원으로 지난 12일 1600원대에 진입한 이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주유소 기름값이 계속 오르는 데는 강달러와 유류세 인하율 축소가 절대적 원인으로 꼽힌다.
올 여름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에서 안정세를 찾는 듯 했으나 최근 장 중 한 때 1470원을 터치하는 등 크게 상승하고 있다.
또 이번달부터 유류세 인하율이 축소되면서 휘발유 인하율이 기존 10%에서 7%로, 경유 및 액화석유가스(LPG) 부탄 인하율은 기존 15%에서 10%로 하향조정된 것도 큰 영향을 끼쳤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31일 종료될 예정인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를 다음달 31일까지 2개월 더 적용하는 대신 인하폭을 줄였다. 이로 인해 휘발유, 경유 가격이 각각 25원, 29원 올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내년도 석유시장이 공급 부족 사태를 맞을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철회하고 수급 균형을 관측하면서 12일(현지시간) 국제 유가가 하락했지만, 최근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꾸준히 오른 뒤 보합세를 이어왔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 가량 차이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는 가운데 겨울철 난방 수요 증가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고유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로 인해 서민 가계는 물론 시설 원예하우스 등을 운영하는 농가의 에너지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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