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수능, 영어는 평이
"수험생 시간관리 까다로웠을 것"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와 유사하게 출제됐지만 중·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할 수 있는 고난도 문항들이 곳곳에 배치돼 체감상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됐다. 또 입시 전문가들은 난도 있는 문항들이 지난해와 비교해 다른 항목에 배치됐다는 점도 어렵다는 느낌을 더 받게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수능은 이날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85개 시험지구, 1310개 시험장에서 49만7080명이 일제히 시험을 치렀다. 이번 시험에 지원한 수험생은 55만4174명이었으나, 이 중 9.4%인 5만1296명이 실제 시험을 치르지 않았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김병진 소장은 "변별력 확보를 위해 일정 난이도 이상의 문항을 배치한 것 때문인데, 정해진 시간 안에 문제를 풀어야 하는 수험생들의 입장에서는 시간 관리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각 과목별 EBS 현장교사단 교사들은 최고난도 문제가 킬러 문항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어 대표강사인 한병훈 덕산고등학교 교사는 "국어시험 독서 12번은 문제 풀기에 어려울 수 있으나 근거가 명시적으로 지문에 있어 킬러 문항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상위권 반수생 유입이 줄어들었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응시집단의 학력 수준 자체가 하락하면서 당초 예상을 상회하는 수준의 표준점수 최고점 상승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소장은 "국어, 수학의 경우 모두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가 됐고, 영어는 지난해 정도의 난이도를 보였다"며 "이번 입시에서 국어, 수학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어, 수학이 어려워 원점수 등급컷이 하락하고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성호 대표는 국어영역에 대해 "학생들이 평소 과학, 기술 관련 지문을 어려워하는 편이어서 EBS와 연계됐지만, 1~17번 독서 지문 파트가 전반적으로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심주석 인천 하늘고등학교 교사는 "수학시험은 공통과목 22번(수학Ⅰ)과 21번(수학Ⅱ), 확률과 통계 30번, 미적분 30번, 기하 30번 문항이 다소 까다로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령 대원외국어고등학교 교사는 "영어시험에서는 정확한 독해력과 종합적 사고력에 근거해야 정답을 찾을 수 있는 32, 34번(빈칸 추론), 37번(글의 순서), 39번(주어진 문장의 위치) 등의 문항이 중·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임 대표는 탐구영역 선택과목에서 과학 대신 사회로 몰리는 '사탐런' 현상과 관련해 "과학탐구 응시자 수가 줄어 이과 학생들은 수시에서 수능최저 미충족으로 수능 변별력이 커져 오히려 내신 합격선이 낮아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윤윤구 한양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교사는 '사탐런' 현상에 대해 "소수의 성공사례들 때문에 자꾸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며 "개별적으로 상당한 노력이 전제가 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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