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를 한 혐의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20대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최경서 부장판사)는 28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 설모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이에 따라 구속 상태였던 설씨는 풀려나게 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전날 다른 범죄자가 저지른 낙서 사건으로 전 국민이 경악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 다음 날 모방범죄를 저질렀다"며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양극성 정동장애 진단을 받고 지속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는데, 범행 당시에 상당 기간 정신과 약을 먹지 않아 정신 상태가 온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심신미약에 이르지 않았다고 해도 정신 상태가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저지른 범행의 복구 비용은 1900만원 정도로, 이미 피고인의 보호자가 모두 변상했다"며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선고 직후 "피고인의 범죄가 중하지 않아서 석방하는 게 아니라 치료와 교화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건강한 사회구성원이 되도록 노력하길 바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설씨는 지난해 12월 '경복궁 낙서 테러'가 발생한 지 하루 만에 경복궁 서문(영추문) 왼쪽 담벼락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 이름과 앨범 제목 등을 쓴 혐의를 받는다. 설씨는 1차 낙서 테러를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한 위 모방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차 낙서 테러를 저지른 임모군과 김모양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기각돼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에게 자신이 운영하는 불법 온라인 사이트를 낙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이팀장' 강모씨는 구속 상태로, 강씨의 사이트를 운영하는 등 범행을 도운 조모씨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4-06-28 11:05:00[파이낸셜뉴스] 이번 주(24~28일) 법원에서는 축구선수 황의조의 사생활 영상을 유포·협박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 실형을 선고받은 황의조 형수의 2심 결론이 나온다.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20대 남성에 대한 1심 선고도 예정돼 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롯데칠성음료 주식회사의 1심 선고도 나온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4-1부(박혜선·오영상·임종효 부장판사)는 오는 26일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등 혐의를 받는 황의조의 형수 이모씨의 항소심 선고기일을 연다. 이씨는 지난해 6월 자신이 황씨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면서 황씨와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SNS에 공유하고, 황씨가 다수 여성과 관계를 맺고 피해를 줬다고 주장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씨 측은 재판 초반에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이후 자필 반성문 등을 제출하며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며 입장을 바꿨다. 또 1심 선고를 앞두고 법원에 2000만원을 형사공탁 하며 '기습공탁' 논란이 일기도 했다. 1심은 이씨에게 "죄질이 무겁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검찰은 원심의 형이 낮다며 항소심에서 이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앞서 결심공판에서 "이 사건 피고인은 피해자와 합의했지만, 여전히 피고인의 엄벌을 원하는 다른 피해자의 2차 피해가 크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20대 경복궁 낙서범'에 대한 1심 법원의 판단도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최경서 부장판사)는 오는 28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설모씨의 선고기일을 연다. 설씨는 '1차 경복궁 낙서 테러' 직후인 지난해 12월 17일 오후 10시20분께 경복궁 서문(영추문) 왼쪽 담벼락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의 이름과 앨범 제목 등을 쓴 혐의를 받는다. 이후 그는 범행 이후 자신의 블로그에 "죄송합니다. 아니, 안 죄송해요. 전 예술을 한 것뿐"이라는 글을 게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다만 재판 과정에서 설씨는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에 따르면 설씨는 범행 전날 10대 청소년들이 같은 장소에서 저지른 1차 낙서 범행을 언론 기사로 알게 된 뒤 자신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설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국가지정 문화재를 훼손한 사안으로 죄질이 매우 중대하다"며 "경찰조사 이후에도 블로그에 "안 죄송하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하는 등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롯데칠성음료 주식회사의 1심 선고기일도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박병곤 판사)에서 예정돼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자회사인 MJA와인에 자사 직원 26명을 보내 회계 처리, 매장 관리, 용역비 관리, 판매 마감 등 업무를 대신 하도록 부당 지원한 혐의로 지난 2022년 약식기소됐다. 법원은 지난해 3월 벌금 1억원의 약식 명령을 내렸으나 롯데칠성음료가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4-06-23 11:15:46[파이낸셜뉴스] '경복궁 담벼락 낙서 테러'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일명 '이 팀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지난 22일 이 팀장으로 불리는 A씨(30)를 검거했다. A씨에게는 문화재 보호법 위반(손상), 저작권법(저작재산권침해), 정보통신망법(음란물유포), 아동청소년 보호법(성착취물배포) 등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은 이날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복궁 담벼락 낙서 테러 사건은 임모군(17)과 그의 여자친구 김모양(16)이 지난해 12월 16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 국립고궁박물관, 서울경찰청 동문 담벼락에 '영화공짜 윌OO티비.com feat 누누'라는 약 30m의 문구 등을 스프레이로 낙서한 사건이다. 임군과 김양은 텔레그램을 통해 알게 된 A씨의 지시를 받아 이같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자신을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관계자인 '이 팀장'이라고 소개하며, "경복궁 등에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홍보 문구를 낙서하면 돈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임군 등은 해당 제안을 받아들여 낙서 테러를 저지른 뒤 다시 A씨에게 텔레그램으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임군과 김양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기각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5-23 14:25:15[파이낸셜뉴스] 지난해 '경복궁 낙서 테러'와 같은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경찰과 지자체가 경복궁 일대를 합동 순찰한다. 종로경찰서는 8일 서울 광화문 월대에서 종로구청, 문화재청 경복궁관리소, 종로구청 문화유산과, 자율방범대 등과 함께 일대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담벼락 순찰대'를 발족했다고 밝혔다. 종로서는 봄철 관광객이 증가하고 경복궁 야간 개장이 시작돼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 순찰대를 출범했다고 설명했다. 약 30명으로 구성된 순찰대는 두 팀으로 나뉘어 담벼락을 끼고 각각 청와대 춘추문·시화문 방향으로 순찰 활동을 하게 된다. 경복궁 영추문과 건춘문 인근에도 각각 순찰차가 배치된다. 순찰대는 또 보안등이나 인근 폐쇄회로(CC)TV 같은 범죄예방시설물을 점검할 계획이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담벼락 순찰대는 시민 밀착형 활동을 통해 관광지 일대 범죄를 예방하고 안전한 종로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4-05-08 21:06:48[파이낸셜뉴스]“예술 했다”며 자신의 혐의를 극구 부인하던 ‘낙서테러’ 모방범 설모씨(28)가 첫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설씨는 검찰로부터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최경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피고인 설씨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첫 공판에서 “경복궁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힌 점을 반성하며, 복구 작업에 힘쓰는 이들에게도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피해액과 관련해 “구체적인 복원 비용이 감정을 통해 특정되면 변상할 예정이다”면서 “변상할 수 있도록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도 “기소 단계까지 복구 비용이 명확히 특정이 안 돼 양형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면서 “재판부에서 시간을 주면 경복궁 관리소와 연락해 관련 자료를 받아 신속히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변호인과 검찰의 의견을 반영해 오는 5월 13일 복원 비용 관련해 공판을 열고, 6월 중에 선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설씨는 작년 12월 17일 오후 10시 20분께 국가지정문화재인 경복궁 서문(영추문) 좌측 돌담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의 이름과 앨범 제목을 쓴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죄명은 문화재보호법 위반이다. 설씨는 경복궁 담벼락이 누군가에 의해 훼손된 사실을 언론을 통해 들은 후 이를 모방하여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wschoi@fnnews.com 최우석 법조전문기자·변호사
2024-02-26 16:41:16[파이낸셜뉴스] 이번 주(2월26일~3월1일) 법원에서는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20대 남성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 사태로 중징계를 받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징계를 취소해달라며 금융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2심 결론도 나온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최경서 부장판사)는 오는 26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설모씨의 첫 공판기일을 연다. 설씨는 '1차 경복궁 낙서 테러' 직후인 지난해 12월 17일 오후 10시20분께 경복궁 서문(영추문) 왼쪽 담벼락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의 이름과 앨범 제목 등을 쓴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이후 자신의 블로그에 "죄송합니다. 아니, 안 죄송해요. 전 예술을 한 것뿐"이라는 글을 게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설씨는 범행 전날 10대 청소년들이 같은 장소에서 저지른 1차 낙서 범행을 언론 기사로 알게 된 뒤 자신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은 지난해 12월 22일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설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고법행정9-3부(조찬영·김무신·김승주 부장판사)는 오는 29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등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낸 업무정지 등 처분 취소소송의 항소심 선고기일을 연다. 지난 2016년 하나은행은 미국·영국·독일 등의 채권금리와 연계한 DLF를 판매했다. DLF는 금리·환율·신용등급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펀드다. 그러나 글로벌 채권 금리가 급락하며 해외 주요국들의 채권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DLS와 이에 투자한 DLF에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금융당국은 2020년 3월 하나은행이 DLF를 불완전 판매한 것으로 보고 6개월 업무 일부 정지(사모펀드 신규 판매 업무) 제재와 과태료 167억8000만원을 부과했다. 또 당시 행장을 맡고 있던 함 부회장에게 관리·감독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중징계인 문책 경고 처분을 내렸다. 문책 경고 이상 중징계를 받으면 연임과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함 회장 등은 이 같은 징계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 중 징계 효력을 임시로 중단하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징계 등 금융당국의 처분 취소를 판단하는 본안 소송 1심은 하나은행과 함 부회장 등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고 금융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하나은행과 함 회장 등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불완전판매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다"면서 "투자자 보호 의무를 도외시하고 기업 이윤만을 추구하는 것은 은행의 신뢰를 저버린 것으로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4-02-25 13:48:33[파이낸셜뉴스] '경복궁 담벼락 낙서 테러'를 사주한 일명 '이 팀장'이 범행 후 언론사에 제보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경복궁 낙서를 지시한 '이 팀장'이 임모 군(17)과 김모 양(16)에게 범행을 지시한 뒤 언론사에 제보하도록 추가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팀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김양은 범행 직후인 지난달 16일 새벽 3시께 지상파 등 언론사에 사진과 함께 범행 현장을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군과 김양은 지난달 16일 오전 1시42분께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과 서울경찰청 담벼락 등 3곳에 스프레이로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 등을 적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임군과 김양은 범행 사흘 만인 지난 19일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텔레그램에서 자신을 '이 팀장'이라고 소개한 A씨로부터 '낙서를 하면 수백만원을 주겠다'는 의뢰를 받고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이들에게 세종대왕상에도 낙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군과 김양은 실제로 세종대왕상 근처까지 이동했으나 경찰이 많고 경비가 삼엄하다며 세종대왕상 낙서는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에게 범행을 지시한 A씨를 추적 중이다. 한편 문화재청은 주요 국가유산(문화재)을 훼손한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스프레이 낙서 흔적을 지우기 위한 물품 비용으로만 2153만원이 쓰였는데, 이는 작업에 투입된 전문가들의 인건비와 복구 작업에 들인 기타 비용 등은 모두 빠진 것으로 이 비용까지 포함한 전체 비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문화재청은 "전문가 인건비 등을 포함한 전체 비용을 감정 평가 전문기관에 의뢰해 산출한 뒤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라며 "관계기관과 협력해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1-11 07:45:37[파이낸셜뉴스] 경복궁 담벼락 낙서 테러 복구 비용이 수천만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법조계에선 피의자가 형사처벌 외에도 문화재청으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손해배상 청구금액도 최소 수천만원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25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낙서를 지우기 위해 국립고궁박물관과 국립문화재연구원 보존 처리 전문가 등 20명을 투입했다. 혹한의 날씨에 복구가 난항을 겪으면서 시간과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물감이 석재에 스며드는 것을 막는 장비 3대를 대여했는데, 이 비용만 하루 450만원에 이른다. 법조계는 실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해배상이 청구된 유사 사례가 있다. 지난 2018년 6월 서울 중구 청계천에 설치된 베를린 장벽 사건이다. 그라피티 작가 A씨는 이 베를린 장벽에 스프레이로 그림을 그렸다. 서울시는 A씨에게 3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2019년 9월 서울중앙지법은 "A씨가 서울시에 1500만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경복궁 낙서의 경우 훼손 범위가 넓은 데다 물가 상승과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손해배상청구 금액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양태정 법무법인 광야 변호사는 "손해배상은 예상할 수 있는 범위라면 대부분 인정이 된다"며 "특히 이 경우는 고의 범죄로 인한 손해이기 때문에 복구 비용은 거의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10대 남녀가 미성년자인 점과 관련해 양 변호사는 "미성년자라도 민법상 책임능력이 있는 경우에는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며 "가해 미성년자의 친권자에게 관리·감독 의무가 있기 때문에, 친권자에게도 손해배상 청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10대 남녀에게 범행을 사주한 '이 팀장'이라는 인물에 대한 수사하고 있다. 그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및 재물손괴 혐의를 받는 임모군(17)에게 10만원을 주고 범행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임군에게 수백만원의 보수 및 일자리를 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범이 검거된다면 손해배상 청구는 물론 실행한 10대들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 수준의 처벌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보호법 제92조는 국가지정문화재를 손상, 절취 또는 은닉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에 대해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법정형은 교사범과 실행범을 동일하게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10대 남녀보다) 더 중한 형이 선고될 수 있다"며 "임군 등은 소년법 특례가 적용돼 더 경미하게 처벌될 것으로 보이고, '이 팀장'은 청소년에게 범행을 사주한 점 등 양형 가중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3-12-25 14:05:15'반달리즘'은 문화재·문화적 예술품·종교 시설, 넓게 보면 타인의 재산 등을 파괴·훼손하는 활동을 말한다. 반달리즘은 주로 전쟁에서 이뤄졌다. 나라와 민족의 얼을 파괴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를 옳지 않다고 여겨 거부하는 이들도 있었다. 프랑스 주둔 독일 보병대 사령관 디트리히 폰 콜티츠가 대표적이다. 2차 세계대전 패전 후 독일이 파리에서 철수할 때 아돌프 히틀러는 파리를 파괴하라고 지시한다. 폰 콜티츠는 그 명령을 거부했다. 그가 전범재판 당시 가벼운 처벌을 받았던 것도 파리를 남겨둔 공로 덕분이다. 이번에 일어난 '경복궁 담벼락 낙서 테러'도 반달리즘의 일종이다. 범죄학에서는 반달리즘을 '정신적 성숙이 신체적 성숙을 따르지 못하고 나타나는 부적응적 심리상태에서 나타나는 문화 거부와 폭력적 반항 행위'로 설명하는데, 이번 사건과 정확히 일치한다. 모르는 이가 돈을 준다는 약속을 믿고 테러를 벌인 10대 남녀도, 철자를 틀려가며 모방한 20대 남성의 행위도 정당성을 찾아볼 수 없다. 다만 테러범들은 자기 행동을 성숙하다고 여길 것 같다. 구속된 20대 남성은 자신의 블로그에 "예술을 했다"는 취지의 글을 쓰며 일말의 반성도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유사한 사례가 최근 유럽에도 있다. 환경단체 등이 이목을 끌기 위해 명소·명화를 훼손하고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믿는 가치를 위해서라면 문화재나 예술품 따윈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것이다. 분명 사회의 공공질서를 파괴하는 잘못된 신념이다. 앞으로도 스스로를 '성숙하다'고 여기는 테러범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이런 종류의 테러를 막을 준비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숭례문 방화사건, 베를린 장벽 훼손사건을 겪고도 서울 한복판에서 또 문화재가 훼손됐다. 심지어 사건이 일어난 지 하루 만에 모방범이 등장, 경복궁 담벼락을 훼손시켰다. 경찰은 테러를 저지르고 택시를 탄 채 도망친 10대들을 잡는 데 사흘씩이나 걸렸다. 대비가 얼마나 부실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재발 방지를 위해 공권력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 먼저 이번 낙서 테러범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미성년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또 상징적 문화유산에 더욱 삼엄한 경비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경복궁 담벼락 복원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본보기를 보여줘야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번 사건은 국민에게 '자국민이 우리 얼을 훼손한 테러 행위'로 정의해야 한다. wongood@fnnews.com
2023-12-24 18:57:34[파이낸셜뉴스]'반달리즘'은 문화재·문화적 예술품·종교 시설, 넓게 보면 타인의 재산 등을 파괴·훼손하는 활동을 말한다. 반달리즘은 주로 전쟁에서 이뤄졌다. 나라와 민족의 얼을 파괴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를 옳지 않다고 여겨 거부하는 이들도 있었다. 프랑스 주둔 독일 보병대 사령관 디트리히 폰 콜티츠가 대표적이다. 2차 세계대전 패전 후 독일이 파리에서 철수할 때 아돌프 히틀러는 파리를 파괴하라고 지시한다. 폰 콜티츠가 그 명령을 거부했다. 그가 전범 재판 당시 가벼운 처벌을 받았던 것도 파리를 남겨둔 공로 덕분이다. 이번에 일어난 '경복궁 담벼락 낙서 테러'도 반달리즘의 일종이다. 범죄학에서는 반달리즘을 '정신적 성숙이 신체적 성숙을 따르지 못하고 나타나는 부적응적 심리 상태에서 나타나는 문화 거부와 폭력적 반항 행위'로 설명하는데, 이번 사건과 정확히 일치한다. 모르는 이가 돈을 준다는 약속을 믿고 테러를 벌인 10대 남녀도, 철자를 틀려가며 모방한 20대 남성의 행위도 정당성을 찾아볼 수 없다. 다만 테러범들은 자기 행동을 성숙하다고 여길 것 같다. 구속된 20대 남성은 자신의 블로그에 "예술을 했다"는 취지의 글을 쓰며 일말의 반성도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유사한 사례가 최근 유럽에도 있다. 환경단체 등이 이목을 끌기 위해 명소·명화를 훼손하고, "중요한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믿는 가치를 위해서라면 문화재나 예술품 따윈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것이다. 분명 사회의 공공질서를 파괴하는 잘못된 신념이다. 앞으로도 스스로를 '성숙하다' 여기는 테러범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이런 종류의 테러를 막을 준비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숭례문 방화 사건, 베를린 장벽 훼손 사건을 겪고도 서울 한복판에서 문화재가 또 훼손됐다. 심지어 사건이 일어난 지 하루 만에 모방범이 등장해 경복궁 담벼락을 훼손시켰다. 경찰은 테러를 저지르고 택시를 탄 채 도망친 10대들을 잡는 데 사흘씩이나 걸렸다. 대비가 얼마나 부실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재발 방지를 위해 공권력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 먼저 이번 낙서 테러범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미성년자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또 상징적인 문화유산에 더욱 삼엄한 경비 시스템을 재정비 해야 할 것이다. 경복궁 담벼락 복원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본보기를 보여줘야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번 사건은 국민에게 '자국민이 우리 얼을 훼손한 테러 행위'로 정의해야 한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3-12-24 13:21:34